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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타자수' 99세 할머니 사망…나치 부역 마지막 피고인

정병묵 기자I 2025.04.08 20:33:33

독일 외신, '이름가르트 푸르히너' 지난 1월 사망 보도
폴란드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서 비서겸 타자수 근무
독가스 주문과 수감자 이송 등 나치 문건 대부분 관리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독일에서 나치에 부역한 혐의로 재판받은 사실상 마지막 피고인이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등 보도에 따르면 독일 이체호(Itzehoe) 검찰은 살인방조·미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름가르트 푸르히너가 지난 1월 9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나치에 부역한 혐의로 재판받은 마지막 피고인 이름가르트 푸르히너가 지난 2022년 독일 이체호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모습(사진=AP)
푸르히너는 1943년 6월부터 1945년 4월까지 단치히(현 폴란드 그단스크) 인근의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파울 베르너 호페 사령관의 비서 겸 타자수로 일했다.

독일 검찰은 그가 나치의 조직적 집단학살을 도왔다고 보고 1만505건의 살인방조와 5건의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슈투트호프 수용소에는 1939∼1945년 28개국 출신 11만명이 수감됐고 이 가운데 6만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푸르히너는 2022년 12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작년 8월 연방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법원은 그가 살인용 독가스 주문과 수감자 이송 등 수용소 업무와 관련한 대부분 문건을 관리했고 나치의 학살 사실을 몰랐을 수 없다고 봤다.

푸르히너의 재판은 나치 부역 혐의자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형사소송이었다.

법원은 푸르히너에게 유죄 판결을 확정하면서 “복수와 보복을 위한 재판이 아니다”라며 “과거를 투명하게 만들고 독일 역사에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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