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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화마와 사투중..강풍에 진화 어렵지만 최선"[소방人]

박태진 기자I 2025.03.27 18:01:55

박현중 경북 119산불특수대응단 팀장 일주일째 진화중
베테랑 구조대원, 울진산불 계기로 산불 전문가로
대형산불에 소방·지자체·산림청·군·경 긴밀히 협력해야

‘119’를 누르면 달려오는 일상 속 숨은 영웅들. 화재 진압과 재난·재해 발생 시 구조 활동을 수행하는 소방관은 그 역할에 따라 화재진압대원, 구조대원, 구급대원으로 나뉜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 활약상을 ‘소방인(人)’을 통해 재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경상북도 119산불특수대응단에서 활약 중인 박현중 산불대응 5팀장이 소방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 22일 경북 의성 산불 발생 첫날부터 현장에 투입돼 최전방어선에서 주불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하루 빨리 진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경상북도 119산불특수대응단에서 활약 중인 박현중 산불대응 5팀장은 27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최근 경상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작업 현장의 이야기를 이같이 전했다. 일주일째 현장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는 “최근 급증하는 대형산불과 도심형 산림화재에 대비해 소방·자치단체·산림청·군·경 등의 긴밀한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팀장은 1996년 9월 3일 소방공무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후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헌신해왔다. 소방 기술 경연대회에서 전국 1위를 할 정도로 최고 구조대원으로 꼽힌다. 그러다 2022년 울진 산불이 계기가 돼 구조에서 산불화재진압으로 주 업무 분야를 바꿨다. 당시 울진소방서 119구조대 팀장이었던 그는 비상 소집된 119대원들과 함께 213시간 동안 불길과 싸우며 산불과 건축물 화재 진압, 그리고 주민 대피 등에 총력을 다했다. 그 후 이 경험을 계기로 산불 대응 전문가로서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그는 작년 1월부터 산불전담 조직인 경북 119산불특수대응단에 소속돼 있다. 이 조직은 62명의 정예 산불진압대원과 산불진화의 주력장비인 산불진화차와 험지펌프차, 그리고 5000리터급 산불진압 헬기 2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박 팀장은 매일 5㎞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하며 산불 출동 시 바람 예측, 소방력 배치, 헬기 지원 등 전술을 면밀히 검토한다. 그는 “현장에는 순직하거나 다치는 소방관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지휘관이나 소방관들의 상황 판단이 중요한데 산불이든 일반 화재든 다 똑같을 수 없고 변수가 많은 만큼 이걸 극복하는 게 여전히 어렵다”고 털어놨다.

박 팀장은 비번 날에도 경북소방학교에서 소방활동위험성예측과목과 산불현장대응 등 강의를 실시하며 지금까지 1500여명의 교육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등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달에는 서울소방본부의 요청으로 대응단장 등 100여명을 대상으로 서울소방학교에서 도심형 산림화재 대응 강의도 진행했다.

박 팀장이 처음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군 복무 시절이었다. 1993년 3월 입대 후 내무반에서 즐겨보던 ‘긴급구조 119’ 프로그램을 통해 소방관들이 생명을 구하는 모습을 접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소방공무원이 되고 나서는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힘써 왔다. 소방 독립조직 구성을 위한 소방청 설립 활동을 하는가 하면 병마와 싸우는 동료들을 위한 성금 활동, 순직한 선후배들을 위한 추모사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외근부서 교대근무방식도 개선하는데 앞장섰다.

박 팀장은 “동료들이 안다치는 게 첫 번째 목표고 소방관들이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잘 구조하는 게 두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경상북도 119산불특수대응단 소속 박현중 산불대응 5팀장이 한 산림화재 현장에 출동해 진화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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