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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화학, 청주 분리막 고속 생산라인 전환…中 저가 공습 돌파

김은경 기자I 2025.04.01 16:29:46

상반기 전환 완료…생산성 2배 향상
미래 먹거리서 中에 밀려 ‘존폐 위기’
업황 악화에 美 현지 투자 계획 무산
철수설에 사업부 설명회…中 JV 검토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LG화학이 중국발 저가 공습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분리막 사업부 생존을 위해 총력전을 편다. 생산성을 2배 이상 끌어올린 설비를 새롭게 도입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업황이 둔화한 가운데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최근 충북 청주 분리막 공장의 저속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올 상반기 안에 고속 생산라인으로 전환을 마치고 근무 인력도 재배치할 계획이다. 청주공장에서는 원단으로 성형한 분리막을 코팅해 제품화하는 작업이 주로 이뤄진다. LG화학은 이번 설비 전환으로 생산성이 2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리막은 양극재·음극재·전해질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주요 요소 중 하나다. 양극과 음극이 만나면 합선으로 불이 나기 때문에 분리막이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고 0.01~1㎛(마이크로미터)의 미세한 구멍으로 리튬이온만 통과시켜 전류를 발생하게 한다. LG화학은 양극과 음극이 만나지 않도록 분리막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향상한 SRS®(안전성 강화 분리막) 기술을 중국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LG화학 청주 분리막 공장 전경.(사진=LG화학)
LG화학이 분리막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21년 7월 LG전자(066570)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 산하 화학·전자재료(CEM) 사업부문을 5250억원에 인수하면서다. 전기차 전환으로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며 소재 시장도 고속 성장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분리막 시장이 2021년 약 4조1000억원에서 2025년 약 11조원으로 연평균 27.9%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LG화학은 분리막 사업을 수년 내에 조(兆)단위 규모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 진출 3개월여 뒤인 2021년 10월 일본 도레이와 함께 1조원의 분리막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G화학은 도레이와 합작해 헝가리 분리막 원단 라인을 설립하고 2028년까지 연간 8억㎡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업황 악화로 사실상 추가 투자 계획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LG화학은 지난해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지 소재 수요 성장과 중국 분리막 업체의 경쟁력 등을 고려해 기존 생산능력 확장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미국 진출 계획도 무산됐다. LG화학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현지 투자를 검토했었다. 미국에서 전기차 소비자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분리막을 포함한 전기차 배터리 구성 요소를 해외우려집단(FEOC)에서 조달할 수 없는데, 중국이 FEOC로 지정되면서 국내 분리막 업체들이 수혜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 같은 미국의 고강도 견제 조치마저 중국의 저가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글로벌 분리막 시장은 중국의 상해에너지(SEMCORP)가 CATL, BYD 등 자국 배터리 제조사 물량을 토대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해에너지와 같은 중국 업체들이 자국 보조금을 등에 업고 IRA 보조금을 무력화하는 수준으로 저가에 분리막을 공급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면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LG화학 분리막 사업부 내부에서는 사업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LG화학은 지난달 19일과 26일 사무직과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이어 사업부장 설명회를 열고 위기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사업에서 철수하지는 않지만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사업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헝가리 투자를 중단한 LG화학은 현재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를 위주로 새로운 생산 거점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기업과 새로운 JV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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