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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OK금융은 상상인과 페퍼저축은행을 모두 품는 복수 인수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페퍼저축은행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에는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OK금융이 지난해부터 실사를 통해 꾸준히 검토해온 매물이다. 하지만 매각가를 두고 양측의 눈높이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며 협상은 지연돼왔다. 시장에서는 약 1000억 원 이상의 가격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OK금융 측은 금리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 대외 리스크를 반영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상상인 측은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개선을 근거로 기존 희망가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페퍼저축은행 매각이 뒤로 밀린 것은 KKR의 평판 회복 전략과도 관련이 있다. KKR은 2017년 페퍼그룹 지분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고, 통상적인 사모펀드의 엑시트 사이클(4~5년)을 넘긴 상황이다. 하지만 에코비트, 악셀그룹 등 일부 매각 과정에서의 무리한 딜 구조가 시장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이번에는 무리한 매각보다는 재무지표 개선을 통한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KKR은 최근 금융 당국 및 투자업계의 눈높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과거 사례가 영향을 미쳐 당분간 페퍼 매각은 관망 모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OK금융의 상상인 인수 의지는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저신용자 대상 소비자금융을 핵심으로 삼고 있는 OK금융그룹 입장에서, 상상인은 개인 및 중소기업 대상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매물로 평가받는다.
양측이 매각가 이견을 좁히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OK금융그룹의 M&A 드라이브는 상상인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