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지에 직접 설비 투자 및 지분 투자 등을 통해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방산·조선해양 사업에 대한 김승연 회장에 이어 김동관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급변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선 현 시점에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는 김승연 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대표이사 등 7인의 이사 모두가 참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지에 전략적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1조 6000억원은 해외 지상 방산 거점 구축 및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현재 파트너사와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중동과 유럽의 현지 파트너들과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질롱에서 자주포와 장갑차 생산 공장 ‘H-ACE’를 완공하며 현지화 전략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생산 거점 확보를 통한 현지화 전략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직접 설비 투자는 물론 지분 투자를 통한 현지 파트너십 구축, 합작사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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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은 조선업 강화법 및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을 발의하는 등 미국 내 해양방산·조선해양 거점 확보 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최근 미국 조선 및 해양 방산 산업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 흐름에 발맞춰야만 글로벌 조선업의 최상위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도 3000억원을 투자한다. 항공엔진 및 엔진부품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무인기용 엔진을 개발할 뿐 아니라 글로벌 무인기 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항공엔진 기술의 자립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편 이날 금감원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를 위한 추진되는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회사가 계획한 일정에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단기 집중심사 및 대면협의 등 최대한의 심사 역량을 투입할 예정”이라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