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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토해내" 자율주행 '연구용'으로 바꿨더니 벌어진 일

김영환 기자I 2025.04.01 14:39:05

옴부즈만, 자율주행 기업 간담회에서 업계 애로 사항 청취
전기차 자율주행 연구용에는 보조금 ‘0’
국토부 법령 따르면 환경부 지침에 걸려
옴부즈만, 환경부에 ‘규제 개선 권고’ 내려

[안양(경기)=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2022년 12월 전기자동차를 구매한 A사는 10개월 후 2023년 10월 자율주행 연구시험용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그러자 정부가 전기차 구매보조금 환수를 통보했다. 실제 이용기간 10개월치를 제하고 보조금 환수율 55%를 적용, 대당 441만원씩 환수조치를 했다. A사는 3대를 추가로 연구용으로 전환할 계획이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보조금 환수로 부담을 호소했다.

최승재(왼쪽에서 다섯번째) 중소기업옴부즈만은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와 함께 지난달 31일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사진=중소기업 옴부즈만)
최승재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KAAMI)와 함께 지난달 31일 경기도 안양시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사무실에서 개최한 ‘자율주행 현장방문 규제개선 간담회’에서는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된 애로사항이 쏟아졌다.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한 자율주행 연구에서 부처별로 법령과 지침이 달라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서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율주행 차량을 연구시험 목적으로 쓰는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임시운행허가, ‘임시번호판’을 받아야 한다. 지난 20일부터 시행한 성능인증제를 통과하면 임시번호판 없이 정상 등록해 운행할 수도 있지만 독일, 일본, 한국만 시행 중인 성능인증제를 통과한 차량은 세계에 단 한 대도 없다. A사가 멀쩡한 차량 등록을 말소한 이유다.

문제는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사업에 연구개발 차량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에 대해 ‘국내 대기환경 개선’만 해당한다며 연구용 전기차에는 혜택을 예외로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에 따르면 연구개발용 전기차는 1년에 1만㎞ 이상 주행하고 기업들이 9년간 보유한다.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 구역으로 지정된 공도에서 9만~10만㎞ 가량 주행하지만 대기환경 개선 목적에서는 벗어났다고 환경부는 해석하는 것이다.

버스 같은 대형 차량의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경우는 A사보다 사정이 더 심하다. 전기버스의 구매 가격은 대략 4억~5억원 가량이 드는데 여기에 부착하는 센서 비용만 1억원 이상이고 소프트웨어 등을 적용했을 경우 6억~7억원 정도까지 필요하다. 환경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최대 1억 4000만원, 국토부의 저상버스 보조금이 9200만원 등을 수령하면 전기버스 대당 2억원 이상 보조를 받을 수 있지만 이 역시 같은 이유로 언감생심이다.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글로벌정책전략실 상무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60만대에 이른 것은 전기차 보조금으로 매해 1조~2조원, 수소차 보조금으로 1조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보조금 지원을 요청했다. 유 상무는 아울러 자율주행차에 대한 공공기관 의무 보유도 건의했다.

최 옴부즈만은 “옴부즈만 차원에서 친환경 자동차의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등록 말소 시 보조금 환수를 제외하는 지침에 대해 규제 개선을 권고했다”며 “환경부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자율주행 자동차 업계와의 협력 모델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볼 계획”고 답했다.

조성환 KAAMI 회장은 “임시 운행을 하는 자율주행 사업자가 전기차나 수소차를 살 경우에도 특례법을 만들어서 등록 차량과 똑같은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특례법 등의 지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정수급 등을 방지하기 위해 등록 차량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업계 건의 등을 고려해 등록대체수단 마련을 포함해 국토부와 협의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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