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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안동 산불로 산림 3.7만㏊ 잿더미…역대 최악의 산불

박진환 기자I 2025.03.26 16:56:17

22일 의성서 안동·영양·청송·영덕까지 확산…피해 늘어날 전망
인명피해 24명으로 역대 3번째…26일 헬기 추락 조종사 1명 사망
산청 산불은 26일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져… 이재민도 2.3만명

[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의 피해 규모가 역대 1위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또 경북과 경남 등 영남에서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산불로 24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경남 산청군 지역 산불 발생 엿새째인 26일 산청군 시천면 구곡산과 지리산국립공원 경계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6일 산림·소방당국에 따르면 22일 오전 11시 25분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양곡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안동까지 확산하면서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산불영향 구역이 3만 7000㏊(추정치)로 늘었다. 이는 2000년 4월 강원 삼척 등에서 2만 3794㏊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동해안 산불을 뛰어넘는 규모로 역대 최악의 산불로 남게 됐다.

인명피해도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이번 산불 사태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24명으로 집계됐다. 향후 상황에 따라선 인명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산불 지역인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 모두 6곳의 산불 영향 구역인 3만 7000여㏊의 산림 지역과 주변에 거동과 이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지역 사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으로 자택 또는 대피 시도 중에 차량·도로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산림청은 이날 현재 영남권 산불 사망자 수(24명)는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7년 이후 역대 3번째라고 확인했다. 연도별로는 1989년 26명, 1995년 25명, 1993년·1996년·1997년 각 24명, 1994년 18명 등이다. 진화에 나섰던 헬기가 추락하면서 조종사 1명이 사망하는 등 인적·물적 피해도 산출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날 오후까지 경북 의성, 안동, 영양, 청송, 영덕 등에 진화헬기 수십대와 인력 4918명, 진화 장비 558대를 투입했지만 주불 진화에는 실패했다. 현장에는 순간 최대 초속 11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고 낮 최고 기온도 20도를 웃도는 기상 악조건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진화 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후 12시 51분경에는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진화 작업에 투입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진화 작업에 핵심 장비인 헬기 운항이 잠정 중단됐다가 오후 3시 30분 재개됐다. 추락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의 담수 용량 1200ℓ의 미국 S-76 기종으로 헬기를 몰던 기장 A(73)씨는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산불이 번진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에는 주민 2만 3491명이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각종 시설 257곳에서 산불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경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26일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졌다. 그간 당국은 25일부터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공중진화대 및 특수진화대를 투입해 방화선 구축 및 진화 작업에 집중했지만 산불 확산을 막지는 못했다. 산청 산불은 오후 1시 현재 지리산국립공원을 넘어 200m 안쪽까지 진입했고 공원 내 화선은 300m로 파악된다.

천왕봉까지는 직선으로 8.5㎞ 정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총화선 64㎞ 중 16㎞ 구간에 대한 진화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산불영향구역은 1702㏊로 추정된다. 산불 현장 인근 주민 1732명은 64개 대피소로 이동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가용 가능한 진화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확산을 차단하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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