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매출액 5조5,635억원, 영업손실 1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58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적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건설경기 위축 등 수요산업 부진으로 철강 시황 침체와 파업 영향으로 제품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중국 내 과잉생산된 철강 제품들이 저가 유입되며 국내 철강사들은 몇 년 전부터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산 후판 저가 물량 공세로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며 7월 정부에 중국산 후판(선박·차량에 쓰이는 두꺼운 철강 제품) 반덤핑 제소를 했다. 정부는 올 2월 덤핑방지 잠정 관세를 27.91~38.02% 부과키로 했는데, 이에 따른 효과가 점차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은 “국내 저가 수입되는 후판 반덤핑 규제에 따라 유통물량에 대한 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다만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은 아니라 지속적으로 후판 유통가격 인상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현대제철은 이르면 8월 내 예비판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로 건설 과정에 쓰이는 봉형강은 국내 건설시장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까지 (봉형강 업체) 9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저가 제품 판매를 축소하고 최적 생산 체제 전환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향후 업계 구조조정 예상을 묻는 질문에는 “수요 공급 밸런스에 따라 각자 역할로 자율적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현대제철은 이같은 구조적 불황을 타개하고 신성장 동력을 갖추기 위해 미국 현지에 일관제철소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일관제철소는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상공정과 철강 제품을 만드는 하공정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직접환원철 원료설비(DRP)→전기로→연주→압연’ 등의 설비로 구성된다. 현대제철은 2029년까지 총 58억달러(약 8조3200억원)을 투자해 총 270만톤(자동차강판 180만톤, 일반강 90만톤)의 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미국 현지 제철소 설립 전체 투자비 중 50%는 현대제철을 포함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및 전략적투자자(SI)가 부담하며, 나머지 50%는 외부차입을 일으킬 예정이다. 현대제철이 연간 부담하는 투자액은 1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연간 벌어들이는 이익으로 별도의 차입 없이 투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전기로 제철소에서 기존 고로 제품 품질 수준에 준하는 탄소저감 자동차강판을 생산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수익·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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