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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는 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 수준의 관세 충격이 계속 유지된다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0.4%포인트, 내년엔 2.0%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경제 모형을 통해 미국발 관세 충격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인플레이션, 기준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결과다.
올해 2분기부터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포함한 전 세계의 관세 충격이 지속된다는 것이 이번 분석의 가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본 관세 10%를 포함해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국가별 상호관세율은 △중국 54% △베트남 46% △대만 32% △인도(26%) △한국 25% △일본(24%) △유럽연합(20%) 등이다. 중국은 미국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34%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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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 중 가장 공신력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한국은행의 최근 경제전망(2월)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가 1.5%, 내년은 1.8%다. 이 전망치에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모형 분석 결과를 적용하면 올해 성장률은 1.1%, 내년은 -0.2%로 낮아진다. 한은도 현 상황에서는 관세 충격을 반영해 경제 전망을 하향 수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는 이 같은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년 말까지 연 1.25% 수준으로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충격이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 2026년 말까지 누적으로 약 150bp(1bp= 0.01%포인트)의 급격한 금리 인하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며 “이는 25bp씩 6회 추가 인하를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해당 모형에서는 관세 충격이 지속될 경우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더 떨어질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올해는 0.2%포인트 내년엔 0.8%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와 내년 한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모두 1.9%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충격의 지속 기간이 경제에 누적되는 부정적 영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본다”며 “한미 무역 협정의 시기가 3분기 또는 4분기로 지연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