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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한 3등급으로 확정하고, 이를 이번 주 안에 금융위와 우리금융 등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 등급 하향 조정은 내부통제 등을 다루는 리스크관리 부문과 자회사관리 등을 다루는 잠재적 충격 부문에서 점수가 하향 조정된 결과로 전해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이 드러나자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 검사를 벌였고, 총 2334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이 있었다는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금감원은 동양·ABL생명을 인수하기로 계약하는 과정에서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금감원이 도출한 이번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참고해 우리금융이 올 1월 신청한 동양·ABL생명에 대한 자회사 편입 인가를 심사할 계획이다. 최종 인가 여부는 법률상 심사 기한 등을 고려할 때 오는 5월쯤 나올 전망이다.
◇잇단 보험사 매각 무산에 부담…승인 가능성↑
일각에선 이를 근거로 이번 경영실태평가 등급 하향에도 금융위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승인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동양·ABL생명은 최대 주주였던 중국 안방보험 파산 이후 지배구조 불안이 지속하면서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인수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MG손해보험 매각이 무산되면서 금융당국은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다. 메리츠화재의 인수 철회로 인해 MG손보 가입자 124만명의 피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양·ABL생명 매각마저 무산되면 금융당국이 보험사 구조조정에 실패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강화, 금융건전성 확보 등의 이행을 조건으로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금융위와 금감원의 입장 차, 정치권과 금융소비자 단체의 반응, 금융시장 환경 변화 등이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금리 인하에 따른 보험업 수익성 악화 가능성과 다른 금융사의 반발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 구조조정 필요성은 크지만, 금융당국이 신뢰 회복과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