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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뭉치면 산다"…韓 로봇, M&A로 경쟁력 확보 잰걸음

김범준 기자I 2025.04.23 16:26:25

2030년 글로벌 로봇시장 243兆 전망…국내 6兆 수준
''K-휴머노이드 연합'' 주도 M&A·연구개발 투자 확대
삼성·현대차·LG 이어 SK·두산·HL도 M&A 적극 추진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내 로봇기업들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M&A를 통한 원천 기술 확보와 기술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에서 국내 기업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산통상자원부)
23일 시장조사업체 넥스트MSC 자료를 보면, 글로벌 인공지능(AI) 로봇 시장은 2021년 956억달러(약 126조원)에서 2030년 1845억달러(약 243조원)로 연평균 30%가 넘는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 국내 로봇산업 규모는 6조원 안팎으로 전 세계 약 5%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로봇산업 매출액 2016년 4조5972억원에서 2023년 5조9805억원으로 성장했다.

정부는 차세대 피지컬(Physical) AI 시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강국’을 목표로 국내 산·학·연이 한데 모인 ‘K-휴머노이드 연합’을 지난 10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펀드, 인수·합병(M&A) 등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지난 14일 전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AI 기반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지능형 로봇 솔루션’ 상용화와 ‘실용형 휴머노이드’ 기술 확보에 본격 돌입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인재 영입, 조직 개편, 전략적 M&A를 통해 차세대 로봇 시장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민표 대표는 “고객 중심 가치를 최우선으로 기술 내재화와 M&A, 파트너십 확대 등을 통해 빠른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SK(034730)도 휴머노이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AI 로봇 솔루션 기업 씨메스(475400)에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SK온이 유일로보틱스(388720) 지분 23%에 대한 콜옵션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인수 수순에 들어갔다. SK그룹은 공장에 투입될 로봇 기술을 상용화하고 향후 범용인공지능(AGI) 기반 휴머노이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005930)는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설립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2023년 868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뒤, 지난해 콜옵션을 통해 지분을 35%로 확대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누적 투자액은 약 3542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산업용 로봇을 제조 및 물류 자동화에 도입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차(005380)는 2018년 사내 로보틱스랩을 설립한 데 이어, 정의선 회장 취임 후 2021년 첫 대규모 M&A로 세계적 미국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사족 및 이족 보행로봇 등 다양한 휴머노이드 연구 외에도, 제조 공장에서 노동 효율성을 높여줄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자체 개발해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066570)는 2019년 산업용 로봇 기업 로보스타에 793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편입했고, 자율주행로봇 기업 로보티즈와 웨어러블 로봇 기업 엔젤로보틱스에도 각각 투자를 진행했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 자율주행로봇 소프트웨어 기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53억원)를 투자하는 등 경쟁력 있는 로봇 기업 인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HL그룹은 지난해 9월 HL만도(204320)에서 자율주행로봇 사업부를 분리해 HL로보틱스 법인을 새롭게 설립했다. HL로보틱스는 주차로봇 ‘파키’와 순찰로봇 ‘골리’ 등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프랑스 리옹 국제공항에서 주차로봇을 상용화한 기업 스탠리로보틱스를 지난해 10월 인수하며 글로벌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 로봇 업계 관계자는 “국내 로보틱스 기업들은 자체 기술력은 있지만 글로벌 시장 규모 대비 투자가 역부족”이라며 “국내 업계에서도 적극적인 M&A와 R&D로 투자 활성화와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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