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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파면에도 여전한 주말 집회, 마라톤까지…답답한 시민들

정윤지 기자I 2025.04.07 16:34:35

주말 도심 곳곳서 집회에 마라톤 대회까지
매주 주말 교통 통제…시민들 “답답”
尹 파면에도 집회는 계속…통제 이어질 듯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12·3 계엄 이후 넉 달간 이어진 서울 시민들의 불편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끝내 파면됐지만 일부 단체는 주말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데다, 날씨가 풀리며 도심을 달리는 마라톤 대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는 탓이다. 시민들은 매주 이어지는 도심 교통 통제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6일 오전 청계광장로 일대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리며 교통통제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주말인 5일과 6일 서울 종로구·중구 일대가 집회와 마라톤 행사로 통제됐다. 이로 인해 세종대로·을지로·청계천로 등에서 차량 통행이 불가했고, 총 147개 버스가 우회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첫 주말이던 지난 5일에는 지지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동화면세점 앞에서, 파면 찬성 단체인 촛불행동이 숭례문 인근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 계엄령 전부터 매주 집회를 개최해왔다. 이날 집회로 일대 버스 74개 노선이 오후 5시까지 우회 운행했다. 이튿날인 6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오전 11시부터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 6개 차로를 차지한 채 전국 주일 연합 예배를 열었다. 여기에 도심 마라톤 대회도 함께 열렸다. 이 대회 참가자들은 청계천로, 을지로, 살곶이길을 내달렸다. 이로 인해 청계천과 을지로가 차량 통제됐으며. 버스도 73개 노선이 우회했다.

주말 광화문을 찾은 시민들은 도로가 통제되며 “잘못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라톤 참가자들을 바라보던 몇몇 시민들은 길을 건너지 못해 한참을 인도에 서있어야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모(43)씨는 “일이 있어서 남편과 광화문에 왔는데 마라톤 때문에 길을 못 건널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들은 결국 현장을 통제하던 스태프와 함께 길을 건넜는데, 빠르게 달려오던 마라톤 참가자들과 약간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집회로 인한 교통 통제 사실을 몰랐던 김은향(28)씨도 “대통령이 파면되고 사태가 일단락돼서 더는 집회를 안 하는 줄 알고 간만에 북촌을 찾았는데 또 집회를 하는 줄 몰랐다”며 “도대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사랑제일교회가 6개 차로를 차지한 채 전국 주일 예배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실제로 그간 매주 주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인원이 모이며 교통 속도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 2월 발표한 ‘서울시 차량 통행속도 보고서 및 교통량 보고서’에 따르면 ‘행진을 포함한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도심 휴일 오후 5시~7시 통행속도는 동시간대 도심 평균 통행속도보다 시속 3~7.2㎞ 감소했다. 또 집회가 집중적으로 열린 지난 3월 오후 5시 기준 종로구의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15.56㎞로, 평일 같은 시간대 평균 속도가 시속 20㎞를 웃돌았던 데 비해 느렸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시민들은 갑갑함을 호소한다. 직장인 오모(29)씨는 “데이트를 하고 싶어도 주말마다 서울이 매번 꽉 막혀 있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아영(28)씨도 “주말 북촌을 좋아해서 자주 가는데 덕지덕지 붙어있는 탄핵 관련 포스터에 시위대들 때문에 안 간 지 오래됐다”고 전했다. 민원을 넣는 시민도 있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중적으로 집회를 벌였던 헌법재판소 인근의 한 디저트 가게 사장 30대 A씨는 “집회로 꽉 막혀 있으니 장사가 안 돼 문을 닫는 날도 있었다”며 “상황상 해소가 될 순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민원을 넣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같은 통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까지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최소 20개 이상 마라톤 대회가 예정돼 있다. 전 목사 측과 촛불행동 측 모두 시청과 광화문 인근에서 매주 주말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와 차량 통행 통제는 서울특별시 교통정보센터 TOPIS 사이트나 ‘서울교통포털’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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