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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첫 주말이던 지난 5일에는 지지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동화면세점 앞에서, 파면 찬성 단체인 촛불행동이 숭례문 인근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 계엄령 전부터 매주 집회를 개최해왔다. 이날 집회로 일대 버스 74개 노선이 오후 5시까지 우회 운행했다. 이튿날인 6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오전 11시부터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 6개 차로를 차지한 채 전국 주일 연합 예배를 열었다. 여기에 도심 마라톤 대회도 함께 열렸다. 이 대회 참가자들은 청계천로, 을지로, 살곶이길을 내달렸다. 이로 인해 청계천과 을지로가 차량 통제됐으며. 버스도 73개 노선이 우회했다.
주말 광화문을 찾은 시민들은 도로가 통제되며 “잘못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라톤 참가자들을 바라보던 몇몇 시민들은 길을 건너지 못해 한참을 인도에 서있어야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모(43)씨는 “일이 있어서 남편과 광화문에 왔는데 마라톤 때문에 길을 못 건널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들은 결국 현장을 통제하던 스태프와 함께 길을 건넜는데, 빠르게 달려오던 마라톤 참가자들과 약간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집회로 인한 교통 통제 사실을 몰랐던 김은향(28)씨도 “대통령이 파면되고 사태가 일단락돼서 더는 집회를 안 하는 줄 알고 간만에 북촌을 찾았는데 또 집회를 하는 줄 몰랐다”며 “도대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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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갑갑함을 호소한다. 직장인 오모(29)씨는 “데이트를 하고 싶어도 주말마다 서울이 매번 꽉 막혀 있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아영(28)씨도 “주말 북촌을 좋아해서 자주 가는데 덕지덕지 붙어있는 탄핵 관련 포스터에 시위대들 때문에 안 간 지 오래됐다”고 전했다. 민원을 넣는 시민도 있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중적으로 집회를 벌였던 헌법재판소 인근의 한 디저트 가게 사장 30대 A씨는 “집회로 꽉 막혀 있으니 장사가 안 돼 문을 닫는 날도 있었다”며 “상황상 해소가 될 순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민원을 넣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같은 통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까지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최소 20개 이상 마라톤 대회가 예정돼 있다. 전 목사 측과 촛불행동 측 모두 시청과 광화문 인근에서 매주 주말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와 차량 통행 통제는 서울특별시 교통정보센터 TOPIS 사이트나 ‘서울교통포털’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