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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관련 업무를 했던 ES사업본부 산하 EV충전사업담당 인력들은 LG전자 내 다른 사업 조직으로 전환 배치된다. 전기차 충전 사업의 첫 해외 생산 거점으로 지난해 1월 본격 가동한 미국 텍사스 공장은 이미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해당 공장에서 다른 제품을 생산하거나 자재·서비스 창고로 활용하는 등의 전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일찌감치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에 착수하며 공을 들여왔다. 친환경 규제 강화와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략 가속화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LG전자는 2022년 하이비차저(구 애플망고)를 인수하고 중소기업 스필에서 충전기 제조사업을 추가로 사들이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알렸다. 같은 해 조직개편을 통해 해당 사업을 전담하는 EV충전사업담당을 신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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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기자간담회 당시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꼽으며 힘을 줬지만, 수익성 확보에 실패하며 철수 결정을 내렸다.
LG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HVAC(냉난방공조) 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HVAC은 난방, 환기, 냉방을 통합한 시스템으로, 실내 온도와 공기 질을 관리하는 열관리 기술이다. 최근 LG전자가 B2B 사업의 주요 축으로 삼고 있는 분야다.
조 CEO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존 신사업은 다소 불확실성이 높아도 과감하게 추진했지만, 시장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으로는 성공을 담보하기 힘들다”며 “제품과 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인접 영역으로 신사업을 확대하는 선택과 집중형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방문해 직접 HVAC 사업을 점검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공급처 대상 유지보수 서비스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하이비차저 지분 40%를 보유한 GS그룹도 제조업에서 손을 떼지만 GS차지비 중심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은 이어간다. LG전자 관계자는 “관련 핵심 역량을 활용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접 영역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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