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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대로 내렸는데 체감 안된다 했더니

장영은 기자I 2025.03.13 12:00:00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한은, 작년 10월부터 3번 금리인하…기준금리 연 2.75%
"불확실성 커지면 심리 개선 따른 경기 부양 효과 ↓"
"정부 규제로 가계부채 확대세는 과거보다 작을 것"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대로 내려왔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기준금리 인하폭도 작지 않다. 경기 성장의 양대 엔진인 수출과 내수가 모두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한은의 분석이 나왔다.

물가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외식업 경기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지난 11일 서울 신촌 연세로 부근 상업지역 모습. (사진= 연합뉴스)


◇작년 10월 시작한 금리인하 효과, 올해부터 나타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의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75bp(1bp= 0.01%포인트) 인하한 것이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0.17%포인트(p), 0.26%p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보통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이유는 장·단기금리 하락과 심리 개선 등을 통해서다. 한은은 이번 금리 인하기엔 장기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효과는 과거보다 크게 나타나는 반면 심리 개선을 통한 긍정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다고 봤다.

박승문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 차장은 “금리 인하 기대가 일찍부터 반영되면서 장기금리가 기대단기금리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장기금리 경로의 경기부양 효과가 과거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대단기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자료= 한국은행)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한은이 금리를 올렸던 직전 금리 인상기 당시 기준금리 인상폭(3.0%p)이 컸고 고점(3.5%)에서의 지속기간도 20개월로 길어진데다, 주요국도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글로벌 금리가 2023년 11월 이후 상당폭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단기 금리도 장기 금리 하락을 반영해 내려갈 것이라는 게 한은측 전망이다. 박 차장은 “단기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이후 상당폭 조정되고 이에 연동된 여신(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경기부양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며 “변동금리 대출의 대부분이 1년 미만의 단기금리에 연동돼 있어 단기금리 하락이 신규대출뿐 아니라 기존대출에 대한 금리부담도 경감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국내 정치 일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게 이어지면 금리 인하 효과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 AFP)


◇“대내외 불확실성이 금리인하 효과 제약”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에 따른 심리 개선은 크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측은 “기준금리 인하는 경제주체의 심리개선을 통해 실물 경기를 북돋는 효과가 있어 소비심리가 단기적으로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단행한 지난달 추가 금리 인하는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에는 그 효과가 작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금리 인하가 물가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물가의 경우 경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하는 와중에 수요가 약해지면서 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가계부채는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현재 정부의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기조에 힘입어 그 상승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싱했다.

디만. 한은은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확대세를 부채질하고 주택가격을 올리는 영향은 금리 수준이 낮아질수록 더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박 차장은 “금리 하락이 가계대출과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저금리하에서의 영향이 중금리일 때보다 가계대출은 2.7배, 주택가격은 1.9배 정도 커지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후 “추가 금리 인하를 고려할 경우 신규주택 공급 감소 등과 맞물려 가계대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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