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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삼성전자보다 법인세 많이 낸다

장영은 기자I 2025.03.28 12:00:00

한은, 2024년 연차보고서 공표
해외 주식·채권 등 운용수익 힙입어 작년 당기순익 7.8조
법인세 2.6조 납부…법정적립금 제외 5.4조도 세금으로
삼성 법인세 수천억…SK하이닉스·현대차 2조~3조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005930)보다 법인세를 많이 내게 됐다. 한은은 지난해 해외 주식과 채권 매매를 통해 예년보다 운용수익을 많이 낸 데 반해 삼성전자의 실적은 최근 부진했기 때문이다.

(사진= 이데일리 DB)


28일 한은이 공표한 ‘2024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7조 81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작년 순이익 규모는 전년(1조 3662억원)의 5.7배에 달하며, 2021년(7조 8638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총수익은 26조 5179억원으로 전년(19조 4469억원)대비 36% 증가했고, 총비용은 16조 1208억원으로 8%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증권 매매이익과 유가증권 이자를 중심으로 총수익이 증가했다”며 “지난해 해외 주식과 채권의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것으로 매매를 통한 이익 실현 금액을 바탕으로 순이익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올해 법인세를 2조 5782억원 납부한다. 지난해(5018억원)의 5배 수준이다. 올해 한은이 내는 법인세는 국내 1등 기업인 삼성전자가 올해 납부할 법인세보다 많고 현대차(005380)나 SK하이닉스(000660)와 견줄만한 규모다.

(자료= 한국은행)


삼성전자의 올해 법인세 납부 규모는 수천억원 수준일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도에 11조 5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법인세를 내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올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법인세는 이전에 비해 그 규모가 턱없이 작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조 3600억원, 당기순이익(법인세 차감전)21조 7500억원이지만 법인세는 1조 미만을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영업손실을 낼 경우 이후 최대 10년 간에 걸쳐 법인세를 일정 부분 줄여주는 이월결손금 등을 적용한 결과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익결손금 등을 반영해 올해 법인세를 비용 대신 수익(1조 8330억원)으로 산정했다.

삼성전자 외에 국내 법인세 납부 상위 기업으로 꼽히는 현대차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법인세 납부액은 2조~3조원대로 예상된다. 두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법인세비용으로 3조 433억원을, SK하이닉스는 3조 6310억원을 각각 잡아놨다. 실제 법인세 납부액은 세금 공제 항목 등을 반영해 다소 달라질 수 있으며, 통상 이보다 적은 금액을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한은은 법인세를 제외하고도 올해 5조 4491억원을 세금으로 추가로 납부한다. 무자본 특수법인이자 중앙은행인 한은은 매년 순이익에서 법인세를 우선 낸 후, 나머지 금액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쌓고 매년 정해지는 금액에 따라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에 출연한다. 이후 나머지 이익은 모두 세금으로 낸다.

올해는 법정적립금(2조 3457억원)과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241억원을 제외한 8조 273억원을 법인세 등으로 세금으로 납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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