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진 의원들, 겉으로는 맹비난
속으로는 보수 분열 기대하는 분위기
실제 ''컨벤션 효과'' 사라진 국힘 경선
한덕수 출마→ 보수 표분열 명약관화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전광훈 목사의 대선 출마설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한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이완용’, 전 목사에 대해서는 ‘극우 선동자’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보수 분열을 기대하는 눈치다.
 |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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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비판 수위를 한층 높였다.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인 김민석 의원은 “한덕수는 이완용이 되기로 작정했는가”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중진 김태년 의원도 “(한 권한대행이) 나라를 팔아먹을 생각인가, 트럼프의 애완견이 되기로 작정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일자리를 협상 카드로 삼고 산업을 뇌물처럼 다룬다”고 비판했다.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도 경계어린 반응이 나온 상황이다. 지난 20일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전광훈 목사는) 대통령 후보는 커녕 공론의 장에서 퇴출당해야 마땅한 인물”이라며 “마치 시대의 부름이라도 받은 듯 착각에 빠져 극우 선동의 깃발을 들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런 날 선 반응과 달리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경선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덕수와 전광훈, 더 나아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목받을 수록 보수 유권자 분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실제 전광훈 목사는 국민의힘과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대선 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영입 의사를 내비쳤다. 이어 “국민의힘 후보는 절대 당선시키지 않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구글트렌드 등 최근 검색어 동향을 보면 보수 1위 주자인 김문수 후보 등의 관심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해 검색 비중이 절반 정도다.
 | 최근 일주일 구글·유튜브 검색 빈도 비교. ‘윤석열’, ‘한덕수’에 대한 관심량과 비교해 여권 1위 ‘김문수’의 관심량이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구글 트랜드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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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주요 주자들의 지지율은 답보상태다. 소폭 오른 후보가 있지만 경선에 따른 ‘컨벤션 효과’로 보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한 권한대행에 지지율을 빼앗기고 있다.
한 예로 지난 18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장래 지도자 지지도 조사)를 보면 한 권한 대행의 지지율은 7%로 홍준표, 김문수 후보와 공동 1위가 됐다. 그전까지 여권 1위였던 김문수 후보는 10% 벽을 넘지 못하고 내려 앉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덕수의 등장은 여권 내 지지율 분산 현상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짖율 (한국갤럽) · 표본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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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9단으로 소문난 박지원 의원은 이런 상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끽했다. 그는 전 목사의 대선 출마 발표 소식을 언급하며 “살다 살다 이렇게 반가운 보도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혼자 기뻐하기에는 과도한 욕심이라 판단해, 전 국민께 공유하오니 박수 갈채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