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입대 10일차' 훈련병 숨졌는데…"형량 낮추자" 돈 모은 선배들

채나연 기자I 2025.04.09 13:23:26

인제 훈련병 얼차려 사망 사건
중대장 5년·부중대장 3년 징역형
ROTC 산하 권익위원회 軍 간부 합의금 모금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규정을 위반한 얼차려를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육군 신병교육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이들을 돕기 위해 ROTC 산하 위원회가 모금 운동에 나선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얼차려 훈련병 사망’ 중대장과 부중대장 (사진=연합뉴스)/ 모금 포스터 (자료=뉴스1)
지난 1월 춘천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성래)는 학대치사, 직권남용 가혹 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 대위 강모(28·여)씨와 부중대장 중위 남모(26)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선고했다.

강씨 등은 지난해 5월 23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을 진행하며, 쓰러진 박 훈련병에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속 심사 마친 ‘얼차려 훈련병 사망’ 중대장.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최근 ‘대한민국ROTC중앙회’ 산하 ROTC 권익위원회 소속 한 예비역 장교가 강씨 등에 대한 모금 운동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장교는 모금을 통해 형량을 낮추자고 주장했다. 그는 “유족 측에서 합의를 거부하며 강하게 엄벌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1심과는 다르게 1년이 경과한 2심 상황으로 유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다면 현저히 형량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장교가 공개한 모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기부액은 적게는 1만 원부터 많게는 100만 원까지 총 318만 원이 모였다.

모금 포스터. (사진=뉴스1)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자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지난 1일 대한민국ROTC중앙회 내부 게시판에는 ‘ROTC의 명예를 실추하는 일부 선배님들의 여중대장 모금 행위를 규탄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처벌을 받아 마땅한 두 인물에 대해서 그들을 돕자면서 모금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 사건은 한 개인이 장교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본인이 책임져야 할 인원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살인행위에 불과하다”며 “이를 마치 두 인물을 ‘피해자’로 서술한 듯한 내용으로 모금행위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전체의 긍지와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말로 본인이 죄를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 감형받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주어진 형량을 달게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사안을 누가 기획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주시기를 건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ROTC 중앙회 관계자는 “ROTC 차원이 아니라 산하 위원회에서 한 것이어서 전혀 몰랐다”며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즉각 모금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해 모금을 중단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씨 등은 1심 판결에 불복,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