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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0대 후반부터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건망증을 경험했는데, 이것이 알츠하이머의 전조증상일 줄은 몰랐다.
그는 그 중 심각했던 사건을 언급했는데, 39세였을 당시 프레이저는 자신이 봤던 영화를 완전히 잊은 채 또 봤다고 한다. 그러자 아내가 다가와 “한 달 전에 본 영화”라고 알려줬다. 하지만 프레이저는 “나는 끝까지 영화를 봤고 결말에 놀랐다”며 “영화를 본 기억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엔 영화를 많이 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조금 걱정스럽긴 했다”면서도 그는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넘긴 채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그의 10대 딸이 밤늦은 시간에도 보이지 않자 불안해졌고, 다른 사람들에게 딸의 행방을 묻기 위해 차를 몰고 이웃 마을로 향했다. 그러던 중 딸에게서 “방금 영화관에서 나왔다”는 전화가 왔다고. 그제서야 프레이저는 딸이 외출하기 전 영화를 보러 간다고 이야기했던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 사건으로 그는 스스로 자신의 사고가 비정상적으로 얕은 데다 표면적 수준에 그친다는 생각이 들었고, 깊이 사고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프레이저는 얼마 뒤 병원을 방문했고 41세라는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게 됐다. 진단 이후 프레이저는 머릿속이 안개가 낀 것처럼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고 희뿌연 느낌 등 또 다른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증상에 대해 “요즘은 일상적 스케줄을 계획할 때도 (기억이) 뒤섞이곤 한다”며 “수돗물 잠그기 등 사소한 할 일을 잊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