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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파나마 운하 항구를 미국이 주도하는 그룹에 매각하려는 홍콩 기업의 계획에 분노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CK허치슨은 이달 4일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컨소시엄에 전세계 43개 항만 사업을 190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엔 파나마 운하 양쪽 발보아 항만과 크리스토발 항만이 포함됐다.
WSJ는 “시 주석은 원래 파나마 항구 문제를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에서 칩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는데 이 회사(CK허치슨)가 사전 베이징의 승인을 구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을 중국의 이익에 대한 승리로 축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당시 홍콩 기업의 파나마 운하 항만 운영권을 겨냥해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이런 미국에 대응해 항만 운영권을 협상 대상으로 삼고 있었는데 CK허치슨이 독단적인 행동으로 계획을 망쳤다는 게 WSJ의 해석이다.
CK허치슨의 항만 매각 발표 이후 중국에 반발 기류는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중국 당국이 리카싱 가문이 지배하는 CK허치슨의 해외 항만 사업 매각 거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블룸버그 보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질문은 관할 당국에 문의해야 한다”면서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은 경제적 강압과 패권주의, 괴롭힘을 통해 다른 나라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고 훼손하는 움직임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중국 온라인 소셜미디어에서도 리카싱 가문과 CK허치슨의 매각은 연일 화제다.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에선 관련 검색어가 전날부터 이날까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리카싱 가문을 ‘배신자’에 비유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CK허치슨과 블랙록과 계약은 아직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이에 중국 당국의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중국이 불행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중단시킬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없다. 매각될 자산은 모두 중국 본토와 홍콩 밖에 있고 거래 당사자들은 매각이 완료될 수 있다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