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 측 법률대리인 김태연 변호사는 21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잠정조치 신청이 어려웠던 건 처음”이라며 피해자 보호에 실패한 수사기관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
이 사건에서 김 변호사가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쯔양 측은 가세연의 반복된 방송 언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김 변호사는 “처음에 잠정조치가 받아들여지면서 가세연 방송이 일시 중단됐지만 첫 조치가 만료된 이후 가세연 측은 다시 쯔양 관련 언급을 시작했다. 소속사 주변을 탐문하는 등의 정황도 포착되면서 두 번째 잠정조치를 요청했으나 경찰은 ‘기록을 다시 검찰에 보내야 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경찰이 피해자 요청을 임의로 묵살시킬 수 없지만 기록을 운운하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결국 고소인 측이 직접 검찰에 연락하여 상황을 설명했고 이후 서면을 제출하고 항의하면서 두 번째 조치가 받아들여졌다”며 “쯔양은 이런 상황이 수십 번 반복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고 심각한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관할서 이관으로 피해자 조사는 두 차례 이뤄졌지만 김세의 씨에 대한 소환 조사는 단 한 번 이뤄졌다. 결국 지난 2월 경찰은 협박·정통망법·비밀누설 혐의는 각하, 강요와 스토킹 혐의는 증거 불충분에 따른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불송치 결정 이후 쯔양 측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어렵게 수사가 재개됐다. 하지만 미지근한 경찰의 수사에 쯔양 측은 지난 16일 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한 후 40분 만에 조사를 거부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김 변호사는 쯔양이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로 감내해야 할 고통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하며 경찰의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그는 “수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는 사건마저도 불공정한 수사가 진행된다면 이미 접수된 혹은 접수 예정인 고소인과 동일·유사한 피해를 입은 다수 피해자들의 수사 결과의 선례로 남아 그들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사안이 고소인 한 명에 대한 사안이 아니라 다수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향후 공정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쯔양 측이 수사팀 기피 신청을 하면서 경찰은 수사팀을 교체했다. 이날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공정성에 우려를 제기하기에 이를 불식하고 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사건을) 재배당하고 수사관을 교체했다”며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