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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행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에 대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경영환경 및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 고심을 거듭한 끝에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명문화했다. 이사가 지배 주주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재계와 여당에선 포괄적 법문 때문에 기업의 소송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이 법안에 반대했다.
한 대행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결정이 무엇인지 법문상으로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률안의 기본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일반주주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당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본연의 목적을 넘어, 기업의 경영의사결정 전반에서 이사가 민형사상 책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적극적 경영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높다. 이는 결국 일반주주 보호에도 역행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국가 경제 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모든 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상법 개정이 아닌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상장회사 중심으로 일반주주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행이 정착되고 관련 판례도 축적되어 가면서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에 더욱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 대행이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재적 의원 과반이 참석한 재의결 표결에서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재의결에 찬성하면 상법 개정안은 바로 법률로 확정되지만, 찬성표가 출석 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하면 폐기된다.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한 대행의 거부권 행사 횟수는 7번으로 늘어났다. 윤석열 정부 전체로 보면 윤 대통령이 25회,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회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