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망치쓰는 무릎 수술 굿바이'…글로벌 투자사 사로잡은 英 기업

김연지 기자I 2025.03.21 12:49:30

[마켓인]
영국 의료기기 스타트업 이벤텀, 72억원 유치
무릎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 높이는 기기 개발
망치쓰는 수술, 이젠 안녕…정밀 데이터로 승부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무릎 인공관절 수술(전치환술) 비율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영국의 한 의료기기 스타트업이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로부터 수십억 원을 투자받았다. 이번 투자는 망치로 내려치는 기존의 수술 방식에서 벗어나 정밀 데이터 기반의 의료기술을 적용해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짙어지면서 이뤄진 것으로, 투자사들은 해당 스타트업이 세계 최초로 무릎뼈 정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줬다. 이들은 특히 이러한 정밀 데이터와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등을 결합할 경우 합병증 감소는 물론이고 재수술로 인한 의료비 절감 효과와 환자별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의료기술 스타트업 ‘이벤텀 오쏘패딕스’는 최근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450만유로(약 72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로써 이벤텀이 조달한 총투자액은 830만유로(약 132억원)로 늘었다.

이벤텀은 2020년 설립된 의료기기 개발 회사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의료기기를 개발한다. 이 의료기기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무릎뼈 정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외과의가 보다 정확한 임상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회사는 이미 영국과 미국 규제당국 승인을 획득했고, 현재까지 300건 이상의 수술에서 이벤텀의 의료기기가 활용됐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심하게 닳고 망가진 낡은 무릎 관절의 관절면을 절제하고, 그 자리를 금속 합금으로 제작된 인공 관절로 바꾸는 수술이다. 외과의가 무릎의 정확한 위치에 맞춰 인공관절을 고정하기 위해 망치를 사용하는 수술로도 유명하다.

영국에서는 연간 약 10만~11만 건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시행되고 있으며, 65세 이상 인구의 약 2%, 80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무릎 인공관절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수술이다. 수술 케이스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수술한 환자의 20%는 수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무릎뼈의 위치가 잘못 맞춰지면서 무릎 기능이 오히려 저하되고, 심할 경우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무릎뼈 정렬을 최적화하는 이벤텀의 의료기기에 투자사들이 베팅한 배경이다.

투자사들은 이벤텀의 의료기기가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면서 재수술 비율을 크게 낮출 것으로 봤다. 특히 재수술 환자 한 명이 치료받는데 드는 비용이 5000~6000파운드(약 1000~1150만원) 수준인 만큼, 비용절감 효과 역시 톡톡히 볼 수 있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이벤텀은 이번 자금 조달로 정형외과 수술 전반에 걸친 정밀 데이터를 제공할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회사는 무릎뿐 아니라 어깨와 엉덩이 수술용 의료기기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