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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현미경 1위 달성…글로벌 기업과 어깨 나란히 할 것”

김영환 기자I 2025.04.14 12:19:35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인터뷰
반도체 기업들과 협업 증가…원자현미경(AFM) 시장 글로벌 1위
AFM,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서 필수 검사장비로 부상
간접 측정 아닌 탐침 직접 측정으로 정확도↑
아큐리온 이어 스위스 린시테크 인수…"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수원=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차 목표는 이미 달성했습니다. ‘실리콘밸리가 아니더라도 한국에서도 기술만으로 세계를 제패해보자.’ 현재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고 매출 1000억원, 시가총액 1조원 모두 돌파했습니다. 앞으로는 글로벌 계측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회사가 돼보자는 게 목표입니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사진=파크시스템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140860) 대표는 지난 9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 광교 파크시스템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포부를 전했다. 파크시스템스보다 덩치가 100배 이상 큰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칼자이스, KLM 등 글로벌기업을 정조준했다.

파크시스템스는 첨단 나노 계측 장비인 원자현미경(AFM)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업이다. 박 대표는 미국 스탠포드대 대학원에서 응용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공부를 하던 중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원자현미경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회사를 매각하고 귀국해 파크시스템스 전신인 피에스아이에이(PSIA)를 설립했다.

AFM은 최고 수천만 배의 배율로 계측하는 장비로 미세한 구조물의 형상을 측정하고 특성을 분석해 나노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에서 필수 검사장비로 부상하면서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이 파크시스템스 AFM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파크시스템스는 지난 2022년 20%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경쟁사 ‘브루커’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점유율 격차도 점점 벌리고 있다. AFM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7~9%인 것에 비해 같은 기간 파크시스템스는 27.9%씩 성장했다. AFM 시장에서 파크시스템스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핵심은 AFM이 보유하고 있는 ‘비접촉식 모드’ 기술력이다.

반도체 하이브리드 본딩에서 기술 핵심은 평탄화 작업이다. 광학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 등 빛이나 전자 등을 이용해 대상을 간접 측정하는 현미경과 달리 AFM은 ‘탐침’ 장비가 대상을 직접 측정한다. 나노 단위의 초근접거리에서 대상을 직접 측정하지만 닿지 직전 밀어내는 힘을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박 대표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협력사들이 문제점을 토로하면 앞장서서 해당 문제를 해결해준다”며 “나노 미터 단위의 높낮이를 재는 것은 다른 장비로는 할 수 없다. AFM이 유일한 솔루션이어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도 기회가 늘어나는 추세다.

파크시스템스 장비 NX-TSH(사진=파크시스템스)
파크시스템스는 광학 계측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022년 독일 ‘아큐리온’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스위스의 ‘린시테크’를 품에 안았다. 린시테크는 디지털 홀로그래픽 현미경(DHM) 기술 선도 기업으로 샘플의 3차원(3D) 정보를 스캔 없이 빠르게 얻을 수 있다.

박 대표는 “AFM 기반 플랫폼에 DHM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도 있지만 인라인 플랫폼에 AFM 대신 DHM 시스템을 더해 고색으로 검사하는 장비 개발이 1차적 목표”라며 “린시테크가 보유한 사업영역이 우리와 같다. AFM 이외에 다른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크시스템스는 지난해 매출 1751억원, 영업이익 3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20%, 39% 늘어난 수치다. 상장 이후 줄곧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박 대표는 파크시스템스를 글로벌 계측장비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박 대표는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칼자이스와 같은 기업의 역사도 100년, 150년이 넘었다. 우리 회사에게도 필요한 것은 시간”이라며 “점점 높아지는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조(兆) 단위의 매출을 기록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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