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지킬앤하이드’의 이준우 연출은 11일 서울 대학로 TOM 2관에서 진행한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국내 초연을 올리는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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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소설을 뿌리에 둔 동명 뮤지컬과 마찬가지로 ‘지킬’과 ‘하이드’ 두 인격이 한 인물 안에서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뮤지컬과 달리 원작 주인공 지킬이 아닌 그의 절친한 변호사 친구 어터슨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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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테스크한’ 문과 책걸상 정도로 단출하게 꾸민 무대에서 ‘지킬’과 ‘하이드’의 갈등,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어터슨의 고뇌를 탐구하는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풀어나간다.
이준우 연출은 “숨을 곳도, 기댈 곳도 없기에 배우들에겐 가혹한 무대다. 배우들은 무대가 마치 도살장이나 사형장, 혹은 권투 링 같다고 하더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배우의 힘이 잘 드러나는 무대를 구성하고자 했고, 조명과 음향을 활용해 관객의 상상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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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7년 차인 최정원은 “2004년 공연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 루시 역으로 출연했는데, 이번엔 마음의 고향인 대학로 연극으로 ‘지킬앤하이드’와 함께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1인극 도전이 2003년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 출연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라면서 “첫 도전 당시 1인극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느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 생각이 깨졌다. 매일 공연을 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약 9년 만에 뮤지컬이 아닌 연극으로 관객 앞에 서는 고훈정은 “지금이 아니면 1인극에 도전해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일단 한번 부딪혀 보자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심했다”며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난 이후 얻게 될 새로운 에너지가 기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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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둥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색다른 비릿함이 느껴져 흥미로웠다”며 “원작 소설에서 튀어나온 사람처럼 보이는 연기를 펼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백석광은 “대본을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빨리 공연을 하고 싶었다”며 “산 정상에 오른다는 마음으로 공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준우 연출은 “극중 어터슨은 자신을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인물이라고 여기지만, 정작 그 또한 폭력에 이끌리게 되는 면이 있다”며 “작품을 통해 지킬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각자의 ‘하이드’가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