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는 15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은 계란뿐 아니라 소고기 부족에도 직면해 있다. 소고기 가격이 수년간 꾸준히 상승해온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 다진 소고기 가격은 1파운드당 평균 5.6달러로 2020년 1월 3.9달러 대비 45% 상승했다. 이는 일반적인 물가 상승률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
소고기 가격이 상승한 것은 사료비 등 비용 증가, 가뭄, 인력 부족 등으로 미국 내 소 사육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에서 사육되는 소는 약 8670만마리로 1년 전 약 8720만마리에서 50만마리 가량 줄었다. 1951년 이후 74년 만에 최저 규모다.
반면 미국인들의 햄버거·스테이크 사랑은 여전해 소고기 소비는 줄지 않고 있다. 이에 미국은 2023년 이후 소고기 순수출국에서 순수입국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살아 있는 소는 200만마리, 소고기는 46억파운드(약 21억㎏) 수입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 유예 상태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미국의 소고기 공급망이 자동차만큼 복잡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소는 상당수가 멕시코에서 자란 송아지다. 미국에서 살을 찌우고 나면 캐나다에 있는 도축장을 거쳐 소고기로 다시 미국에 재수입된다. 소고기 가격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올라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네브래스카 북동부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스티브 손더먼은 “관세가 국내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문제가 더 복잡하다. 가격 측면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업계 입장에선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소고기 대신 (다른 음식을) 대안으로 찾게될 가능성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이크를 ‘웰던’으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잘 알려져 있지만, 관세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불에 탈’(gets burnt)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