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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공개한 ‘제2차 국민인구행태조사’에 따르면 결혼 의향이 없거나 아직 결정하지 않은 비율은 미혼남성이 41.5%, 미혼여성이 55.4%로 집계됐다. ‘아직 결정하지 못함’이라고 답변한 여성은 28.8%, 남성은 23.5%였다. 문제는 ‘결혼의향 없음’이라는 여성 답변이 26.6%로 남성(18%)보다 크게 높다는 점이다.
그 이유에 대해 미혼여성은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19.5%), △독신생활이 좋아서(17.0%) △결혼보다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15.5%) 순으로 응답했다. 미혼남성은 △결혼 생활의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서(25.4%) △독신생활이 좋아서(19.3%) △결혼보다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12.9%) 등을 꼽았다. 결혼이 더는 필수적인 선택이 아닌, 개인의 가치관이나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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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여성(40.9%)의 출산의향 비율은 미혼남성(58.4%)보다 17.5%포인트 낮았다. 출산을 망설이는 주요 이유로 미혼여성은 ‘태어난 자녀가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서(23.6%)’, 미혼남성은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34.1%)’이라고 응답했다.
女 가장 중요한 건…미혼 ‘일’ 기혼 ‘육아’
‘양육과 일 중 삶에서 더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묻자, 대부분의 인구집단(기혼여성 60.4%, 기혼남성 57.9%, 미혼남성 52.9%, 미혼여성 49.6%)에서 ‘양육’이 ‘일’보다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다만 미혼여성은 근소한 차이로 ‘일’(50.4%)을 더 중시한 유일한 집단으로 나타났다. 기혼여성은 전체 집단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양육’(60.4%)을 중시했다.
연구를 진행한 인구연구소는 “미혼여성이 ‘일’을 더 중시하는 경향은 근소한 차이에 불과하지만, 사회적 변화와 정책 개선에 따라 ‘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혼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경력 발전 및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정책과 제도적 활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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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쉽다’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기혼여성(69.0%)보다 기혼남성(54.4%)의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에 비해 육아 관련 제도 활용이 어려운 직장 문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일하는 모든 부모에게 육아휴직 및 출산전·후 휴가 등을 확대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 기혼남녀 모두(남성 95.7%, 여성 98.9%) 높은 동의를 보였다.
이 조사는 전국 거주 만 20~44세 미혼, 기혼 남녀 각 500명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결혼·출산·양육 가치관과 일·가정 양립 행태에 대한 변화와 요구를 살펴보기 위해 전화면접조사로 실시됐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남녀 모두가 결혼과 출산이 패널티가 아닌, 베네핏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혼남녀의 경우 전통 규범과 새로운 가치관이 혼재되어 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저출생 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폭넓게 활용돼 정책 마련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