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후세대 결핵균에 취약…10명 중 6명 가까이 고령자
24일 질병관리청이 세계 결핵의 날이자 결핵 예방의 날을 맞아 공개한 ‘2024년 결핵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결핵환자는 1만 7944명으로 집계됐다. 신규환자는 1만 4412명, 재발·재치료 등 환자가 3532명이었다.
이는 2000년 국가 결핵 감시체계를 구축한 뒤 최고치를 기록한 2011년(5만 491명, 인구 10만명당 100.8명) 이후 연평균 7.6%씩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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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호흡기 전파된다. 폐결핵 환자에게서 나온 미세한 침 방울이 폐로 들어가 결핵균에 감염된다. 6·25전쟁 이후 빈곤상황을 겪으며 결핵균이 창궐했고 현재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국민 3명 중 1명이 결핵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사람이 결핵균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모르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밀접접촉자의 약 30%는 감염돼 잠복 결핵 상태를 유지한다. 감염자의 약 10%만 발병한다. 감염자 2명 중 1명은 2년 이내, 다른 한 명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평생에 걸쳐 나타난다. 이렇게 발병시기가 천차만별이다 보니 언제 감염된 지 모른 체 증상 없이 생활하다가 면역이 떨어질 때 나타나 사전통제가 되지 않는다.
결핵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층이 58.7%(1만 534명)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결핵환자는 65세 이상이 105.8명으로 65세 미만(18.0명/10만명)보다 약 6배나 많다. 생활 수준이 개선되고 보건의료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과거 결핵 유행기 결핵균에 노출된 고령층 중심으로 여전히 결핵에 감염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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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환자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체 환자 중 폐결핵 1만 4095명(78.5%), 폐 이외 장기에서 발생한 폐외결핵 3849명(21.5%) 등으로 나타났다. 결핵 치료약제에 내성이 있어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리팜핀내성 결핵환자는 461명으로 전년(551명)대비 16.3% 감소했다.
◇ 조기발견 조기치료 최선
이에 질병청은 2023년 ‘제3차 결핵관리 종합계획(2023~2027)’을 통해 결핵 예방·진단·치료 관리 정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신체적·사회경제적 사유로 의료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노인,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결핵검진사업’을 통해 지난해에만 약 18만 7000건의 검진을 시행해 총 133명의 결핵환자를 조기에 발견했다.
민간공공협력(PPM, Private-Public Mix) 결핵관리 사업으로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배치된 결핵 관리 전담 인력은 철저한 환자 관리를 수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결핵의 치료 시작부터 종료 시까지 빈틈없는 관리를 위해 환자의 상황에 따라 진단-복약관리-사회복지서비스 연계-전문치료지원을 하는 ‘결핵환자 맞춤형 통합관리’를 시행 중이다. 체류 외국인 대상 ‘결핵 치료·관리 안내문’을 10개국어로 개발해 배포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결핵 퇴치를 위한 선진화된 실용 기술 개발 연구 투자를 강화한다. 다제내성결핵의 조기 발견을 위한 신속·동시 진단 기술과 결핵 고위험군의 발병 예측 기술을 고도화하고, 장기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단기 치료법 개발을 본격 추진한다. 또한, 완치 후 환자들의 건강한 삶 유지를 위해 결핵 후유증과 건강 위험 요인 분석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결핵은 과거의 질병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질병이기에 퇴치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65세 이상 어르신은 매년 1회 보건소 결핵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