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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연내 첫 삽…사업·안전성 논란 속 시동

이배운 기자I 2025.03.31 11:00:00

4월 토지 협의보상 개시, 하반기 실시설계 마무리 예정
사업성 논란에도 '인프라 확장성' '장기적 효과' 방점
세계적 수준 항행안전시설, 조류 충돌방지 기술 도입

[부산=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 지난 27일 찾은 이곳은 짙은 구름이 내려와 건너편 산 정상을 뒤덮었다. 소금기를 머금은 차가운 바닷바람이 매섭게 불어치는 가운데, 강풍을 거슬러 날아가는 새들이 간간이 보였다.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버린 가덕도는 이제 적막감이 감도는 조용한 어촌이 됐다. 그러나 5년 뒤, 이곳은 세계로 향하는 관문으로 탈바꿈하고 늙어가는 부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지가 될 것이란 게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포부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바라본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예정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날 가덕도신공항 부지에서 이윤상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은 이르면 연말 신공항 착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 공항 건설을 직접 수행할 전담 기관으로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출범시켰다. 같은 해 10월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부지조성공사 기본설계에 착수했고, 4월 토지 협의보상을 개시한다. 공단은 올 하반기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뒤, 이르면 연말에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가덕도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1.8배 큰 667만㎡ 규모로 지어질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약 15조 6427억원이다. 개항은 2029년 12월, 전체 준공은 2032년이 목표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구상 단계부터 사업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국토부는 2022년 사전타당성 검토에서 가덕도 신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이 0.41~0.58에 불과하다고 평가, 경제적 타당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린 적 있다. 일반적으로 편익 비율이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 이 이사장은 “지방에서 추진되는 대형 사업들은 수도권보다 수요가 적어 경제성 평가에서 불리한 경우가 많다”며 “그런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공항의 장기적 확장성과 파급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나 철도 같은 선형 인프라와 다르게, 공항은 한 번 지어두면 노선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며 “인천공항처럼 100개 이상의 국제노선을 유치할 수 있다면, 같은 수의 도로나 철도를 건설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부산은 국제선 항공 접근성이 낮아 외국계·다국적 기업들이 진출을 꺼리거나 이미 있던 기업들도 수도권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일이 빈번했지만, 가덕도신공항은 이 같은 약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임수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부이사장은 “부산의 젊은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대거 서울로 떠나면서, 오죽하면 ‘노인과 바다’라는 자조 섞인 표현까지 생겼겠느냐”며 “국제선이 신설되면 일자리도 생기고, 떠났던 청년층을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사진=국토교통부)
실제 정부가 발표한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에 따르면, 사업 추진에 따른 총 생산유발효과는 약 28조 9209억원이며 이 중 부산지역에만 약 18조 3272억 원의 생산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총 고용유발효과는 11만 6540명이며 이 중 7만 3747명이 부산 지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안전 대책 마련도 중요한 과제로 손꼽힌다. 육지가 아닌 해상에 건설되는 가덕도신공항은 바람이 강하고 안개가 잦아 항공기 이착륙에 불리한 기상 조건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해 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조류 충돌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CAT III’ 등급 항행안전시설을 도입해 시정거리 200m만 확보돼도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조류 탐지 레이더와 열화상 감지 카메라 등 첨단 시스템도 적극 도입해 조류 충돌을 방지하겠다”고 설명했다.

‘CAT III’ 등급 시설은 인천국제공항 등 세계 주요 공항에서 적용 중이며 짙은 안개, 눈, 비 등 악천후 속에서도 자동 착륙을 가능하게 해 사고 위험을 대폭 낮춘다.

활주로 폭이 45m로 인천공항보다 15m 더 좁아 이착륙 시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인천공항 건설 이후 항공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국제민간항공기구도 활주로 폭 기준을 완화한 데 따른 것”이라며 “가덕도신공항은 활주로 양옆으로 갓길도 15m씩 마련하기 때문에 조종사가 어렵지 않게 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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