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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인상’에 건강보험 지출 급증…의원 ‘수가’ 보완해야”

강신우 기자I 2025.04.21 12:00:00

KDI ‘건강보험 지출증가 요인과 시사점’
10년새 1인당 건강보험 지출 28%↑
의원의 의료 서비스값 상승요인 커
2030년부터 ‘인구 요인’ 다시 증가
“성과기반 보상 등 수가체계 고쳐야”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고령화와 저성장에 따른 건강보험 재원 마련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비 지출이 늘어난 것은 고령화 등 인구요인보다는 의원급(동네병원)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이용료 인상이나 과잉진료 등 가격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연합뉴스)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FOCUS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을 보면 KDI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이용해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 내용을 분석해보니 2019년 기준 인구 1인당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2009년 대비 28.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기간 발생한 이례적인 의료서비스 이용 내역을 제외하기 위해 분석 기간을 2019년까지로 한정했다.

건강보험 진료비를 포함한 전체 보건의료 재화 및 서비스에 지출한 금액을 나타내는 경상의료비는 200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9%에서 2022년 9.4%로 큰 폭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9.2%를 넘어섰다.

이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의료서비스 가격 상승이 전체 의료비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KDI가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의료 서비스 등 가격 상승 등 ‘가격 요인’이 76.7%의 기여도로 가장 컸고 의료서비스 이용량인 ‘수량 요인’은 14.6%, 인구 요인은 8.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정현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주로 고령화에 기인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건강보험 재정지출 증가로 이어지는 요인은 맞지만 의료서비스의 가격 및 이용 증가 정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다만 이번 연구자료는 2019년까지만 분석한 것으로 향후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진입하는 2030년부터는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 요인 중 ‘인구 요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권 연구위원은 “2차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인구로 진입하면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장기요양보험 등도 증가해 인구 요인이 더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지금부터 더더욱 지출 관리에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KDI는 건강보험 재정지출 관리를 위해 불필요한 고비용 의료서비스 이용 및 과잉 진료 통제는 물론 의료서비스 항목별로 이미 설정된 가격을 책정·지급하는 현재의 행위별 수가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고혈압이나 당뇨 등 증가하는 만성질환을 대응하기 위해 ‘묶음 지불제도’나 ‘성과기반 보상제로’를 활용해 행위별 수가제 중심의 지불제도를 보완해야 한단 이야기다.

권 연구위원은 “행위별 수가제는 적극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나름의 장점이 있다”며 “다만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관리형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 방식에 따라 수가제를 변형,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KDI는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에 대한 평가를 정례화하고, 평가 결과에 근거해 지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을 공식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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