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이유는 주민 반대다. 지난 1월 10일 서울시가 마포구에 짓기로 한 소각장 시설과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은 입지선정위원회와 타당성 조사 전문연구기관 선정 과정상 절차적 하자가 중대하다며 서울시의 입지결정 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했다. 한마디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도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의미다. 지역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한국 사회에서 관료집단은 정책 수립·결정, 집행 과정에서 밀실·밀어붙이기 식의 사업방식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주민들의 의견 수렴은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실제 결정은 밀실에서 형식적인 틀에 맞추고, 이후 집행은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인다. 관료사회의 비민주성이 사회 갈등만 키우는 형국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자원순환시설 운운하지만, 주민들이 보기에는 단지 쓰레기 소각장·매립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될 뿐이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국토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 특성상 쓰레기를 바로 땅에 묻지 않고, 소각장에서 태운 후 소각재만 묻게 하는 제도다. 2026년부터 수도권에서 먼저 시행되고, 2030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 정부와 시민사회가 한 몸이 돼 해결해야만 하는 국가적 과제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인류 사회의 질서와 생활 양식이 빠르게 변화됐다. 가장 큰 차이는 비대면 사회로 전환이다. 비대면 사회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엄청난 양의 음식물 배달용기, 물류업체들의 포장재 폐기물, 여기에 한술 더 떠 종량제 봉투 발생량도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수도권에서만 360만t으로 2020년 대비 1.06배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분리수거, 재활용을 더욱 활성화해야 하지만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여전히 소각하고 매립해야 할 폐기물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 일로에 있다. 공공소각장, 공공 매립장 신·증설은 사회 갈등의 폭풍우 한가운데 난파선처럼 갈 곳을 잃고 있다.
현재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집주변에 쓰레기 더미가 산처럼 쌓이고 썩은 침출수와 악취로 인해 마스크 없이는 살 수 없는 제2의 코로나 사태가 올 수도 있다.
현재 수도권 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소각장 증설조차도 당장은 어려운 구조다. 수도권에는 22개의 민간 소각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 시설들의 처리능력은 기존에 반입 받는 폐기물에 더해 수도권에서 발생되는 직매립금지 대상폐기물 중 하루 약 2700t을 추가로 처리할 정도가 된다.
민간소각장을 사회공공성 강화차원에서 접근해 배출가스 등의 점검을 강화하고 한시적으로라도 이들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현재의 시점에서는 단기적 대책이라도 절실한 상황이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 유럽의 친환경적인 소각장 건설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대기오염 및 주변 환경의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지 않으면 대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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