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0일(현지시간) 콜라 농축액의 대부분을 아일랜드에서 제조하는 펩시코가 10% 관세를 물게 돼 코카콜라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펩시콜라의 제조사인 펩시코는 50여년 전부터 아일랜드에서 원액을 생산해왔다. 아일랜드의 낮은 법인세율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관세 부과로 이같은 절세전략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게 됐다. 펩시콜라뿐만 아니라 펩시코의 다른 제품인 마운틴듀도 마찬가지다.
코카콜라도 아일랜드에서 원액을 생산하지만, 미국산 탄산음료용 원액은 애틀랜타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생산한다. 스프라이트도 마찬가지다.
카를로스 라보이 HSBC 애널리스트는 관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지만, 펩시콜라는 현재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관세 전쟁은 펩시가 불리한 상황에 놓인 가운데 이뤄졌다. 펩시콜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여년 동안 급락해, 작년에는 닥터 페퍼가 펩시콜라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펩시코는 텍사스, 우루과이, 싱가포르에서도 농축액을 생산한다. 펩시코는 관세 완화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세 부과로 펩시콜라와 마운틴듀의 가격이 상승할 지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알루미늄 캔에 대한 25% 관세는 코카콜라와 펩시코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코카콜라는 캐나다에서 일부 알루미늄을 수입하고 있으며, 여기에 부과되는 관세로 콜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밝힌 바 있다. 코카콜라는 플라스틱병 포장을 늘리거나 미국에서 알루미늄 캔을 조달해 충격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펩시코의 타격은 펩시코의 병입업체에게도 영향을 갈 전망이다. 이들은 대부분 가족이 운영하는 영세업체로, 펩시코로부터 원액을 공급받아 병이나 캔에 담아 유통한다.
WSJ은 청바지나 치약 등 다른 제품도 이번 관세전쟁에서 제품 원산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현재 10% 관세가 부과되는 여러 국가에서 제품을 조달하지만, 랭글러의 모회사인 컨투어브랜드는 청바지와 기타바지를 멕시코를 포함한 서반구 지역의 일곱 개 시설에서 생산한다. 랭글러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부합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도입한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에서 현재는 면제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대중적 치약 브랜드 크레스트 치약 대부분은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콜게이트는 일부를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