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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외 실적은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에 따르면, 올 1분기 총 수주액은 82억 1200만 달러(한화 약 11조 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8.8%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서 산업설비와 발전소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잇따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중동 수주액은 49억 5900만 달러(7조 187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6.3% 증가했다. 2분기에는 173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사업 수주가 예고돼 있어 단기적으로 큰 폭의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유럽 시장에서도 제조사 공장, 산업설비 등 수주가 잇따르며 전년 동기 대비 168.9% 증가한 9억 2000만 달러 (약 1조 334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등지에서는 기존 공사의 증액 수주가 이뤄져 아프리카(4억 8000만 달러)와 중남미(3억 4900만 달러) 수주는 각각 382%, 162% 증가했다.
업계는 세계 건설시장이 당분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2025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1% 성장할 전망이다.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의 수요 확대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투자도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한국의 건설시장 성장률은 -0.6% 역성장이 예상된다.
김성진 해외건설협회 글로벌사업지원실 부장은 “국내 건설시장은 경쟁 심화와 수익성 저하로 한계에 봉착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수익 프로젝트 선별 수주가 가능하다”며 “친환경·에너지 분야는 우리 건설업계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는 태양광, 원전, 수처리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 대한 전략적 참여가 중요하다”며 “기후 위기 대응 흐름을 반영한 사업 다각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과 국제유가 하락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부장은 “국제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면 중동 발주가 줄어들 수 있다”며 “2021년 이후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서 공장을 활발하게 건설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에 따라 신규 투자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