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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위기는 일단 피했다'…나스닥 1.2%·테슬라 7.6%↑[월스트리트in]

김상윤 기자I 2025.03.13 06:35:43

美소비자물가 둔화…''폭풍 전 고요한 보고서''
“연준은 더 기다릴 것”…6월께 금리인하 예상
이틀연속 급등한 테슬라 7.59%…美철강·알루미늄株↑
스태그 우려 완화에 안도감…국채금리 상승·유가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가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일단 2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과 달리 디스인플레이션(상승률 둔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다만 관세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은 남아 있어 ‘폭풍 전 고요한 CPI보고서’로 봐야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0% 하락한 4만1350.9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9% 오른 5599.30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22% 상승한 1만7648.45를 기록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9.99% 급락하며 24.23을 기록했다.

◇美소비자물가 둔화…관세에도 불구 vs 관세영향 아직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트럼프 관세 정책에 얼어붙었던 투자자들이 안도했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2.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우존스가 설문한 전문가 예상치(0.3%, 2.9%)를 밑도는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2%, 1년 전 대비 3.1% 상승했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0.3%, 3.2%)를 밑돈 수치다.

주거비는 0.3% 올랐는데, 이 역시 전월 상승률(0.4%) 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최근 몇년간 상승률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여전히 월간 물가상승률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고 노동통계국은 밝혔다. 주거비는 CPI에서 전체 가중치의 3분의1을 차지 한다.

다만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이를 상쇄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대비 1.0% 하락했고, 전년동월대비 3.1%나 떨어졌다. 항공요금은 4% 하락했고, 1년전보다는 0.7% 떨어졌다.

식품가격도 0.2% 상승에 그쳤다. 전월에 기록한 상승률(0.4%)보다 대폭 낮아진 것이다. 다만 조류 독감에 따른 계란 물가는 이달엔 10.4% 상승했고 1년전 보다는 58.8% 오르는 등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었다.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CNBC)
트럼프 관세 여파로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신차 가격은 오히려 전월대비 0.1% 하락했다. 다만 중고차 가격은 전월보다 0.9% 올랐지만, 전월 상승률(2.2%) 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의류도 0.6% 상승했다.

자동차 보혐료는 전월보다 0.3% 올랐고, 연간으로는 11.1% 올랐다.

이번 CPI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확대하고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시점에 발표됐다. 물가가 다시 치솟을 경우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동반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었지만, 일단 디스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안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관세에도 불구 인플레이션이 낮았다는 평가와 아직 트럼프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지켜봐야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관세율이 올라간 것은 중국 제품이다. 중국은 지난 2월초부터 10%포인트의 관세가 추가됐고, 3월4일부터 10%포인트가 더 추가돼, 20%포인트 관세가 더 올라갔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들어오는 고춧가루의 경우 현재 약 50%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 캐나다와 멕시코산에 대한 25% 관세율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적용받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만 3월4일부터 적용받는다. 트럼프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듯하다.

◇“연준은 더 기다릴 것”…6월께 금리인하 예상

이런 이유로 시장은 연준이 여전히 6월이나 돼야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올해 6월 금리가 인하될 확률을 83.1%로 보고 있다. 이후 9월, 12월 추가 인하하면서 올해 전체 세차례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TD Securities의 오스카 무노즈와 제나디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물가지수가 개선됐지만 무역정책이 펼쳐지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연준이 조만간 정책방향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제프 슐츠는 “연준의 금리인하에 앞서 최근 상승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아지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한 향후 물가안정 회복에 있어 연준 이사들을 밤잠을 설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이틀연속 급등한 테슬라 7.59%…美철강·알루미늄 급등

주초반 급락했던 기술주들이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대거 반등했다.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경기방어주 등으로 투심이 쏠렸지만, 다시 기술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가 6.43% 급등한 가운데 테슬라도 7.59%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대만 TSMC가 엔비디아·AMD·브로드컴·퀄컴 등에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한 인텔 파운드리 사업 지분 공동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게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는 최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반감에 따른 불매운동 등 여파로 고점 대비 50% 이상 빠졌다가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정치와 관련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되긴 했지만, 모건스탠리와 웨드부시 분석가들이 저가 매수를 권고하고 있다.

이외 메타(2.29%), 알파벳(1.82%), 브로드컴(2.18%) 등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애플은 1.75% 또 떨어졌다.

이날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부과가 시작되면서 미국 철강기업 주가도 소폭 올랐다. 미 철강기업 뉴코어는 0.74%, US스틸 2.67%, 스틸 다이나믹스 2.29% 상승했다. 알류미늄 제조사 알코어, 센츄리 알루미늄 주가는 각각 4.04%, 5.74% 급등했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는 국방 예산 의존도가 컸지만 최근 월그린스·하이네켄 등 대형 민간 기업을 고객 리스트에 추가한 것이 월가 호평을 받으면서 힘입어 주가가 7.17% 급등했다.

10년물 국채금리 (그래픽=CNBC)
◇스태그 우려 완화에 안도감…국채금리 상승

물가 하락에도 불구 국채금리는 소폭 반등했다. 이는 CPI보고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일부 우려를 완화한 후 안도감을 나타낸 신호로 풀이된다. 연준 정책금리와 연동되는 2년물 국채금리는 4.8bp 오른 3.989%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국채금리는 2.8bp 오른 4.317%를 기록했다. Global X의 투자 전략 책임자 스콧 헬프스타인은 “오늘 인플레이션 수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다소 줄여줄 것”이라며 “하지만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둔화되고 있고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여전히 높아 연준은 까다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15% 오른 103.58을 기록 중이다. 달러는 최근 미국 증시에 몰려있던 자금이 유럽, 중국 등으로 역류하면서 약세를 지속했다. 미국 주식을 팔고, 현금화된 달러를 자국 통화로 환전하면서 달러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유가도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43달러(2.16%) 급등한 배럴당 67.6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39달러(2.00%) 뛴 배럴당 70.9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일주일간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144만배럴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200만배럴 증가)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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