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은 배명애 박사 연구팀이 고려대의 박해철·김수현 교수와 실험 모델 종간 교차 연구와 신경계 대사체 동시 분석을 통해 시트로넬롤 고농도 노출 시 신경·행동학적 장애와 독성 현상을 알아냈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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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연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2가지 동물과 2가지 인공생체 조직을 활용해 총 4가지의 모델로 검증했다. 특정한 신경전달 물질의 생체 내 변화를 확인하는 대사체 분석 기술도 활용했다.
우선 실험용 물고기(제브라피쉬)와 쥐(마우스)를 이용해 향기 성분이 생체 내로 흡수된 후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뇌로 전달되는지 여부와 이로 인한 뇌 세포 손상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시트로넬롤이 혈액·뇌 장벽을 통과한뒤 뇌에 도달하고, 활성산소종 생성, 염증 신호가 증가됐다. 두 현상 모두 과도하면 신경·행동계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요인이다. 면역 세포 활성화로 인한 신경염증 유발과 혈액·뇌 장벽 손상도 관찰됐다.
또한 키뉴레닌이라는 신경계 대사체의 변화도 보였다. 키뉴레닌은 2가지 물질로 변할 수 있는데 키뉴레닌산의 경우 뇌를 보호하고, 3-하이드록시 키뉴레닌(3-HK)으로 바뀌면 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 그런데 시트로넬롤은 키뉴레닌의 변화 방향을 신경독성 분자인 3-하이드록시 키뉴레닌(3-HK)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행동 분석에 흔히 사용되는 제브라피쉬 모델에서 시트로넬롤 노출 증가(2, 4, 8 mg/L)에 따라 불안 반응은 커지고, 평소처럼 빛을 향해 움직이는 정상 반응은 줄어드는 이상 행동이 관찰됐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 규정에서 시트로넬롤을 알레르기 유발 가능 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EU처럼 일정 농도 이상 함유되면 제품에 표시 중인데, 사용 후 씻어내는 클렌징 같은 제품에서는 0.01% 이상, 로션처럼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제품은 0.001% 이상 함유 시 표시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시트로넬롤과 같은 향료가 알레르기 반응 외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신경계에 부정적인 영향도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향료 제품의 적정 기준이나 현재 사용 기준의 개선 필요 여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아 별도 연구가 필요하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후속 연구를 통해 생체 모사 플랫폼 기반의 인체 위해성 평가에 활용해 국민 건강 보호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분야 국제 학술지 ‘유해물질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의 이번달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