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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도자료 본문에는 “단백결합 백신(PCV)이 다당질 백신(PPSV)보다 평균 가격이 약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언급하며 가격 비교 자료만을 내놓았다. PCV와 PPSV의 차이가 무엇인지, 누가 언제 접종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붙임 자료에 접종 대상과 적응증만 간단히 설명돼 있을 뿐이다. 비급여는 환자 동의하에 선택하는 의료서비스인데 가격 정보만 알려주고 효능효과는 알아서 선택하라는 식이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백신을 선택할 때 의료진이 충분한 설명을 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PPSV에 비해 비교적 최신 백신인 PCV는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면역 반응이 PPSV보다 상대적으로 강력하다. 또 면역 기억이 PPSV에 비해 긴 편이다. 다만 PPSV는 더 많은 폐렴구균 유형(23종)에 대해 예방 효과를 제공한다. 가격 보고 선택하라는 심평원의 설명은 배를 가르는 수술(개복 수술)과 최소 침습 수술을 비교하면서 가격이 훨씬 싼 개복 수술을 권하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진 대부분이 PCV를 먼저 접종하고 PPSV를 접종하라고 할 것”이라며 “가격 보고 선택하라는 심평원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관계자는 “PPSV는 폐렴에 의한 중증 감염이 목적이고 PCV는 폐렴 자체를 막는 목적인데 가격 보고 선택하라는 접근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복지부 관계자 또한 “비용 대비 임상적 유용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자료에는 그러한 내용이 빠진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심지어 폐렴구균 백신을 가격 보고 선택하라는 심평원의 권고는 국가예방접종 정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PCV는 아동이 무료로 접종하는 백신이며 PPSV는 65세 이상 어르신이 무료로 접종한다. 이미 PPSV가 필요한 접종군은 국가에서 책임지고 접종하고 있다. 이미 무료 접종이 가능한 대상군이 있는데 이에 대해 안내 하나 없이 가격만으로 비교하는 접근 방식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실제로 보도자료 어디에도 국가예방접종에 대한 설명이 없다. 질병청 관계자는 “관련 자료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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