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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특화' 끝없이 변신하는 편의점…이유 있었다

한전진 기자I 2025.04.09 06:01:19

CU·GS25 ''중대형 점포'' 지속적으로 증가
기존 구색서 탈피해 패션 뷰티 제품까지
''체험·서비스'' 강조한 특화 매장도 확장 중
"저무는 양적 출점의 시대…차별화가 관건"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편의점 점포가 점점 대형화하고 있다. 점포가 클수록 더 많은 카테고리의 상품을 진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생활 밀착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는 복안에서다. 본연의 강점인 접근성까지 십분 이용해 집객을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다. 업계의 양적 출점이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만큼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CU의 엔터테인먼트 특화 매장 ‘뮤직라이브러리점’의 모습 (사진=CU)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투톱’ GS25와 CU는 대형 점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은 보통 20평(66㎡) 이내 규모다. 25평 이상을 중대형 점포로 분류한다. 실제로 GS25의 년도별 평균 면적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73.6㎡, 2021년 76.5㎡, 2022년 81.9㎡, 2023년 83.1㎡, 2024년 83.2㎡ 등으로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경쟁사인 CU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중이다. 2020년 17.6%에 불과했던 25평 이상 중대형 점포 비중이 지난해에는 22.5%까지 높아졌다.

매장 규모는 편의점의 매출과 연관이 깊다. 매장이 넓을수록 더 많은 상품을 보관하고 진열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기존 식품류를 넘어 패션·뷰티와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으로 카테고리를 대폭 늘리고 있다.

서비스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식품 매대가 대표적이다. 매장 내에서 도시락, 가정간편식(HMR), 즉석조리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외에도 택배, 전기차 충전, 환전 등 서비스가 꼽힌다.

편의점의 대형화는 최근 특화 매장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일반 매장에서 패션 뷰티 스포츠 등 상품을 파는 것을 넘어 아예 특화 매장으로 구성하는 것이 골자다. 쇼핑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차별화한 상품과 고객 경험으로 집객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GS25는 기존 영업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피자 브랜드인 고피자와 협력한 특화 매장을 선보였다. 매장에선 자체 개발한 자동 화덕을 이용해 로봇이 피자를 구워낸다. GS25는 현재 1000여개 수준인 매장을 연내 2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협업해 전국 3000여개 매장에서 재킷, 티셔츠 등 패션 제품 판매에 나섰다. 또 상반기 중 퍼스널컬러 진단 기기를 설치한 뷰티 매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GS25가 외국인 관광객의 환전 서비스를 위해 ‘더즌 환전 키오스크’를 도입한 모습 (사진=GS25)
CU 역시 특화 매장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건강식품이 대표적이다. CU는 이달 건강식품 특화점 확대를 예고하고 제약사의 비타민 등 제품 판매에 나섰다. CU는 상반기까지 건강식품 특화점을 5000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K푸드 엔터테인먼트 특화 매장도 늘리고 있다. CU는 지난해 약 43평(142㎡) 규모의 K푸드 특화 편의점을 개점했다. 홍대입구역 부근에 CU ‘뮤직라이브러리점’도 열고 200여개의 아이돌 앨범과 굿즈 매대를 설치했다. 고객의 90% 이상이 외국인이다.

세븐일레븐도 미래형 매장 ‘뉴웨이브’를 통해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고객 맞춤형 식품, 패션, 뷰티 상품을 구성하고 현대적 감성의 디자인을 적용한 새로운 매장이다. 카운터를 푸드코트 형으로 조성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에 직영 매장을 열었을 당시 매출이 일반 점포 대비 약 4배로 증가하는 효과도 봤다. 최근에는 대전에 첫 가맹점을 열기도 했다.

업계가 이처럼 매장에 변화를 주는 것은 최근 꺾이고 있는 성장세와 연관이 깊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편의점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7%에 그쳤다. 2월에는 오히려 4.6% 감소했다. 출점에 따른 양적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CU 1만 8458개, GS25 1만 8112개, 세븐일레븐 1만 2152개, 이마트 6130개에 달한다. 인구 900여명당 한 개 꼴이다. 이젠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 사업이기 때문에 외형 성장을 이어가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제는 무분별한 개점이 아니라 내실 중심의 출점, 점당 매출과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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