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마켓인]韓美日 잇는 라인야후…글로벌 자본시장 '정조준'

박소영 기자I 2025.04.07 09:59:44

황인준 LY CGIO 겸 Z벤처캐피탈 대표 인터뷰
LY서 글로벌 전역 유망 전략·재무 투자 총괄
CVC인 ZVC, 딥테크부터 로보틱스·우주까지
헤지펀드 LIT, 자체 모델로 수많은 전략 구사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라인야후(LY) 그룹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기업이다.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찾아 글로벌 사업의 파이를 넓히고자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IT 대기업 LY 그룹의 황인준 최고글로벌투자책임자(CGIO)가 전한 포부다. LY는 몇 년 전 라인의 기술과 노하우를 배경으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벤처캐피털(VC) Z벤처캐피탈(ZVC)과 헤지펀드 운용사 라인 인베스트먼트 테크놀로지스(LIT)를 설립했다. 황인준 CGIO는 이곳에서 ZVC 대표와 LIT 이사 직책을 겸직하고 있다.

황 CGIO는 2008년 네이버(당시 NHN)에 합류해 첫 매출 1조원 시대를 이끌었고, 2016년 라인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주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 삼성전자 국제금융 담당을 시작으로, 크레딧 스위스, 삼성증권, 우리금융지주, 우리투자증권 등에서 인수·합병(M&A)과 국제 금융 등을 담당하기도 했다. 금융·재무 전문가인 그가 IT 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투자·운용사에서 어떤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시장을 타겟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황인준 LY CGIO가 ZVC의 투자 전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Y 그룹)
◇ LY표 투자·운용사, 日 전초기지 삼아 글로벌로

일본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지역에 투자할 때 우선순위로 꼽는 나라가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자본시장의 투명성,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 그리고 엔저 현상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에 둥지를 튼 LY 그룹은 일본 현지 투자와 더불어 글로벌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지역의 전략·재무 투자를 담당하는 CGIO를 주축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CGIO는 내 계열사에 필요한 투자를 유치하거나 ZVC를 통한 재무 투자로 회사 성장에 필요한 전반적인 투자 업무를 총괄한다.

황인준 CGIO는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라인이 진출하지 않은 나라에 대한 투자나, LY가 진행하지 않지만 시너지가 날 만한 사업을 눈여겨보고 고민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며 “본업인 미디어·이커머스 분야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유망 사업을 발굴하거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핀테크 분야의 기회를 물색하는 등 지역별로 각기 다른 전략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가파르게 늘면서 이미 일본에서 자리 잡은 LY와 함께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생기고 있다. 황 CGIO는 “한국과 미국에도 거점을 두고 있고, 이미 일본에는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VC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 관심 있는 글로벌 VC들로부터 공동운용(Co-GP) 펀드를 결성하자는 제안도 들어오고 있다”며 이들과의 협력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 ZVC·LIT 필두로 대체투자 전략 확장

그렇다면 황인준 CGIO가 대표직을 맡은 ZVC는 어떤 곳일까. ZVC는 2021년 YJ 캐피탈과 라인 벤처스가 합병해 설립됐다. 서울, 도쿄, 샌프란시스코에 거점을 두고 한국, 일본, 미국, 동남아 전역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

황 CGIO는 “전 세계 기술 트렌드가 집중된 곳인 만큼 미국 시장을 모르면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시장 트렌트를 파악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미국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초기 창업 기업을 중심으로 시드 투자를 집행한다”며 “메이저 딜(deal)에 당장 참여하기 보다 초기 기업 딜에 참여해 네트워크를 다져나가니 오히려 전도유망한 창업가들이 모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ZVC는 설립 첫해 300억엔(당시 약 307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결성했고, 올해 초에도 300억엔(약 2937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결성했다.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주로 LY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딥테크, IT, 미디어, 핀테크, 이커머스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로보틱스, 우주항공 분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딥테크, AI 스타트업의 경우 LY 산하 대규모 기술팀과 협업해 기술검증(PoC) 등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가 이사직을 맡은 LIT는 2019년 설립됐다. AI 기반 알고리즘을 포함해 통계 분석에 기반한 수십 가지 투자 전략을 활용해 전 세계 주식, 채권, 외환, 원자재 등 100여 개 이상 글로벌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펀드는 시장 환경과 상관 없이 절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운용된다. LIT에 따르면 실제 출시 이후 지난 4년간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다. LIT는 이런 트랙 레코드를 바탕으로 최근 국내의 연기금·공제회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꼽은 LIT의 장점은 전통적인 주식, 채권 투자나 심지어 부동산 투자와도 상관관계가 낮은 LIT만의 자체 개발 운용 전략에 있다. LIT는 서울대, 옥스퍼드대, 하버드대 등에서 통계·머신러닝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뉴욕, 런던 소재의 글로벌 정상급 퀀트 헤지펀드 운용사에서 경력을 쌓은 인재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이들의 금융 데이터 분석 노하우와 IT 전문인력들의 시너지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요즘 한국 운용사들도 AI를 기반으로 상황에 맞는 전략을 도출해내는 방식을 활용하는데 LIT가 만든 자체 운용 모델은 수많은 전략을 한번에 구사할 수 있어 펀드 매니저를 수십명 두고 전략을 짜는 것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