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봉근 경정(울산경찰청 치안정보과·38)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차 경정은 지난해 4월 울산청의 러닝 동호회인 ‘폴러너즈(폴리스와 러너즈를 합친 말)’를 만들었다. 폴러너즈는 회원들이 1km를 뛸 때마다 100원을 모아 만든 기금을 순직 경찰관 자녀에게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 9개월간 50여명의 회원들이 2만3300km를 달려 모은 233만원을 참수리사랑재단에 기부했다.
|
차 경정이 겪은 개인적인 경험도 기부 러닝 동호회를 만든 배경이 됐다. 그는 “예전에 같이 일했던 선배가 돌아가셨는데 남은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고 이후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폴러너즈는 SNS를 통해 뛴 거리를 인증하고 기부에 참여하는 자유로운 방식이 특징이다. 순경부터 경무관까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여가시간을 이용해 참여하고 있다. 차 경정은 순직한 동료의 가족을 위하자는 취지 때문에 호응이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경정은 “회원들이 ‘기부’가 뛰는 동기가 된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러닝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기부 때문에 시작한 경우가 있다”며 “온라인 참여 방식이라 서로 뛴 거리와 기부 금액을 인증하고, 용품 등 정보를 공유하게 되니 활성화도 잘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차 경정은 아직 순직 경찰관에 대한 관심과 예우가 충분하지 않은 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사실 순직 경찰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국가 예산으로도 충분히 지원이 이뤄져 이런 자구책을 만들어내지 않았을 것 같다”며 “궁극적으로 동료들이 모금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순직 동료들의 자녀들이 최소한 학업, 생계에 걱정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도 노력해서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경찰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