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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유관기관인 협력재단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민간기업 등과 함께 농어촌·농어업인의 협력사업을 지원하는 상생협력 전담기관이다. 지난 2월 김영환 전 사무총장이 임기를 한 달 앞두고 사직하면서 후임 인선 절차가 빠르게 이뤄졌다.
중기부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산하기관장 인선 작업이 정상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인사 검증이 사실상 멈춰선 상태지만 이미 인사 검증을 거친 후보에 대해서는 임명을 진행할 수 있는 관측이다.
관가의 한 관계자는 “6월 대선이 끝나고 차기 정부가 출범한 뒤에야 인선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서도 “공모 절차를 원점으로 되돌리기 쉽지 않아 기존에 진행하던 절차는 이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정권 교체기엔 임기와 무관하게 교체된 공공기관장이 많았지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중기부 산하기관장이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임기를 끝까지 마친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탄핵 정국에서도 이미 중기부 산하기관 두 곳은 신임 기관장을 맞이하며 조직 운영 정상화에 나섰다.
창업진흥원은 수장 공백 1년 만인 지난 2월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을 제6대 원장으로 선임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역시 전임 회장 임기 만료 5개월 만에 원영준 전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을 제10대 회장으로 맞았다. 이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맡은 지난 1월 공공기관장 인사를 재개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도 지난 3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산하기관장 적임자를 찾아 절차에 따라 늦추지 않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 산하기관 11곳 중 현재 기관장을 모집하는 곳은 기술보증기금, 한국벤처투자(KVIC), 공영홈쇼핑 등 3곳이다. 세 기관 모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인선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일부는 특정 인사가 내정됐으나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절차가 미뤄지고 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기관(공기업)장은 임추위가 복수로 추천해 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사람 중에서 주무부처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KVIC과 공영홈쇼핑과 같은 주식회사는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이사회와 주주총회만 통과하면 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실 재가를 거쳐야 최종 임명이 가능하기에 대통령 궐위 상황에서 속도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차기 대선까지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 산하기관의 정책 차질은 불가피하다. KVIC은 2023년 11월부터,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9월부터 기관장이 공석이었다. KVIC은 신상한 부대표가 직무대행을 하고 있으나 그의 임기도 오는 9월이면 끝난다. 공영홈쇼핑은 김영주 경영지원본부장과 이종원 사업본부장이 대표이사 공동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기보는 지난해 11월 김종호 이사장 임기가 만료됐으나 유임된 상태다.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새 기관장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정국 불안정으로 인선 절차가 불확실해지면서 내부도 혼란스럽고 직원들도 동요하는 분위기”라며 “수장 공백이 장기간 이어진 만큼 장기 사업 방향 수립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