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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교과서 후폭풍?…교육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김경은 기자I 2025.03.17 05:50:00

비상교육·아이스크림에듀, 인력 재배치 나서
업계 전반에 희망퇴직·구조조정 소문 ‘뒤숭숭’
에듀테크 투자 성과 못봐…AIDT 여파까지
인건비라도 줄여야…‘군살 빼기’ 확산 전망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교육업계에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시장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든 데다 에듀테크(교육+기술) 투자로 인해 적자가 늘어나면서다. 최근 교육 현장의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적용까지 부진한 상황이라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기업들의 ‘군살 빼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적자 행진에 인력 구조조정 단행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에듀(289010)는 지난달부터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전체 인력의 30%를 줄여 운영 효율화에 나선다는 취지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19억 3988만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비상교육(100220)도 최근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초중등 스마트 학습 브랜드인 ‘온리원’ 사업부를 축소하고 AIDT 사업부 인력을 다른 사업부로 재배치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09억원으로 흑자전환 했지만 매출은 2465억원으로 같은 기간 2.3% 줄었다. 순손실은 4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을 62.8% 줄였으나 디지털 교육 관련 연구개발비가 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업계에서는 다른 교육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검토 또는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업황이 어렵고 기업마다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디지털 전환(DX) 사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관련 사업부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소문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에듀테크에 AIDT까지 수익성 악화

업계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에듀테크에 공을 들여왔다. 업체마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증강현실(AR)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투자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스마트 교육 수요가 둔화하면서 수익성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가 AIDT 도입을 추진하면서 업체들의 연구개발비가 늘어난 점도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비상교육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가 26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6.8%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연구개발비 상당수가 들어간 러닝사업부문(스마트 학습)의 실적은 저조했다. 러닝사업부문의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54억 3171만원으로 전체 손실액의 절반가량(47.3%)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AIDT 부진 여파가 더해진 만큼 구조조정 칼바람이 연달아 몰아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AIDT의 교과서 지위는 유지하되 채택 여부를 학교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그 결과 전국 초·중·고교 1만 1921곳 가운데 3849곳만 AIDT를 도입하면서 채택률이 32.3%에 그쳤다. AIDT 개발에 참여해온 기업들의 투자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과 권고사직 뿐만 아니라 통상적으로 이뤄지던 계약직 재고용을 전면 중단하는 등 업계 전반에 군살 빼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에듀테크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은 더딘 상황이라 기업 입장에선 당장 인건비라도 줄여보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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