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반 미중 관세전쟁이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환율은 1480원을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 후반에는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교역국들에게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면서 환율은 144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11일 야간장에서는 달러인덱스가 99까지 떨어지자 환율은 1420원대로 급락했다.
미·중 ‘세 자릿수 관세율’…관세전쟁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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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이 재보복을 한들 관세를 더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적어도 관세율에 관해선 양국의 자존심 싸움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여타국과의 협상 진전 내용 구체화 또는 중국과의 갈등 완화가 확인될 경우 달러화 반등이 예상된다.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엔, 스위스프랑으로의 자금 쏠림이 이어지며 달러화는 상방경직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원화는 달러화 흐름과는 연관성이 낮은 반면 위안화와 강한 연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 미중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원화 가치의 추가 절상을 막는 요인이다. 2018~2019년 미중 무역분쟁 시기에 원화 가치는(-8.0%) 절하됐다. 국내 경제구조 특성상 중국 수출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는 아직 방심하긴 이른 상황이며 상반기 환율의 상단은 당국의 개입 경계심이 고조되는 1500원까지 열어 두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관세 여파로 인한 경제 지표도 확인해야 한다. 16일 발표되는 미국 3월 소매판매는 전월(0.2%) 대비 상승(1.4%)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상승을 앞두고 마지막 선수요 유입이 기대된다.
반면 3월 미 산업생산은 전월(0.7%)대비 0.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파 영향이 사라지며 유틸리티 생산이 위축되는 가운데 제조업 역시 선제적 재고 축적이 마무리되며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흐름과 한국·유럽 통화정책회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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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가 부진할 경우 위안화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관세 조치가 중국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위안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7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4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2.75% 동결을 전망한다. 만장일치 동결보다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다수 위원이 인정할 뿐만 아니라 금리 인하 소수의견 1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이는 5월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대목으로 작용하겠다. 조기 대선 국면 속에서 단시일 내에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가능성이 제어되는 점도 통화 정책 의존도를 높이는 점이다.
같은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현 2.65%에서 2.40%로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이 금리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에 더욱 방점을 둔다면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는 더욱 약세를 나타낼 수도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며 “대외 정책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완화는 자금 유입 재개에 따른 원화 강세 요인이지만, 동시에 달러화 상승 반전이 예상되면서 환율 하락 폭을 제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 공백 상황에서 정부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1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시하면서 35조원 규모 슈퍼 추경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대치되는 상황도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