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금융당국이 킥스비율 완화 등 보험사 ‘자본의 질’ 개선에 나서면서 앞으로 보험사의 자본성증권 발행 수요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보험사들이 잇달아 자본성 증권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작으로 보험부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판매하는 상품은 만기가 길어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높다. 이에 따라 건전성 지표인 킥스 비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3조4000억원, 4분기 4조1000억원 등의 순으로 자본성증권 발행 물량은 분기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보험 관련 해지 위험액 산출 방식을 개편해 보험사의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됐다. 보험사들은 무·저해지 보험과 관련해 해지가 많을 것으로 가정하고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요예측 과정에서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대형사의 경우 조 단위 자금을 모으며 흥행하는 반면, 중소형사는 미매각이 발생하거나 발행을 철회하는 경우도 생겼다.
DB생명보험과 현대해상은 4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각각 1조980억원, 1조278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흥행했다. 두 곳 모두 8000억원 규모로 증액 발행을 결정지었다. 흥국화재 신종자본증권, ABL생명보험 후순위채 발행에서는 일부 미매각이 발생해 추가 청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했다. 심지어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미매각이 발생해 추가청약을 통해 목표액을 확보했으나 돌연 후순위채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의 예외 모형(낙관적 가정·선형-로그 모형)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국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 수준을 마련하고 킥스비율 권고 기준을 현행 150%에서 10~20%포인트(p)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금감원은 킥스비율 150% 이상 유지를 권고했는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이 급증하고, 이자비용 등 재무부담이 심화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보험법상 차입 한도를 고려할 때 자본성증권 잔여 한도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KDB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들은 이미 한도를 모두 소진했으며, 농협손해보험도 한도가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단기간 내 킥스비율 대응을 위한 자본성증권 발행 부담이 완화됐다”며 “이번 킥스비율 완화는 보험사에게 금리 측면에서 40~80bp(1bp=0.01%포인트) 수준 버퍼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자본 확충을 위해서 유상증자를 단행하거나 스텝업 조항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이나 유사시 상각조건이 있는 코코 신종을 발행해야 하는데 후자는 아직 사례가 없는 새로운 영역”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