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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정기 손상 검사를 통해 VS사업본부에 대해 총 2579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세부적으로는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에 대해 각각 1603억원, 976억원의 손상을 인식했다.
LG전자가 VS사업본부에 대해 2000억원 이상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것은 적자를 이어갔던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VS사업본부는 LG전자의 전장사업을 이끄는 핵심축으로 ZKW, 엘지마그나와 함께 전장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다.
손상차손은 해당 사업의 실적 악화와 시장 환경 변화로 미래에 기대했던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반영된다. 손상차손은 공장, 설비 등 유형자산뿐만 아니라 영업권과 같은 무형자산에도 적용될 수 있다.
LG전자가 VS사업본부에 대해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한 것 역시 완성차 시장의 업황 둔화에 따른 충격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VS사업본부가 과거처럼 적자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업황 둔화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감가상각만으로는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의 가치하락을 모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상 국제회계기준(IFRS),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자산이 현저하게 가치 하락하면 즉시 손상차손을 반영해야 한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회복 지연 기조가 이어지며 성장이 둔화한 상태다.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 전망치는 8587만대로 전년 대비 성장폭이 1.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VS사업본부 실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외형적으로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수익성은 둔화했다. VS사업본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57억원으로 전년 2439억원 대비 52.6% 줄었다. 매출은 10조6205억원으로 같은 기간 10조1476억원 대비 4.7%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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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점은 무형자산에 대한 손상차손 규모가 1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추가적인 투자와 설비 교체로 일정부분 회복이 가능한 유형자산과 달리 무형자산은 영업권과 특허권 등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가 많아 손상차손 반영 시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실제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 이후 전장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수주에 나서며 사업 안착에 힘썼다. 이를 통해 LG전자를 중심으로 한 전장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고 매년 높은 성장을 이어왔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와 지난 2018년 인수한 ZKW, 엘지마그나 등 3개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역시 각자 분야에서 전장사업을 확대하며 미래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G전자 VS사업본부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업 안착을 위해 저가 수주도 마다하지 않았던 기존 기조에서 벗어나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수주 전략을 재편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손상차손이 사업부의 구조조정 근거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LG전자가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한편 LG전자 측은 VS사업본부의 손상차손과 관련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완성차 수요부진 장기화로 자산 가치가 일부 손실됐을 뿐 사업 방향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완성차업계의 수요 위축으로 인한 업황 요인으로 판매 부진이 예상되는 제품 관련 설비자산 및 노후 설비, 무형자산 등을 일부 선제적으로 비용 인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