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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폭발 예고" 듀켐바이오, 하반기부터 '레켐비 효과'

나은경 기자I 2025.03.13 09:49:02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진단용 방사성의약품(RPT)으로 연간 300억원대 매출을 내는 듀켐바이오(176750)가 하반기 실적 반등을 예고한다. 하반기부터 본격적 처방이 예상되는 한국에자이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듀켐바이오가 올해 치매진단시약으로만 전년 매출 대비 180억원을 더 낼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11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올해 듀켐바이오는 치매진단시약으로만 약 180억원의 매출을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회사의 연 매출, 치매진단시약 매출 규모를 감안했을 때 실제 매출이 전망치에 근접한다면 레켐비 허가 1년만에 치매진단시약이 회사의 중심축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가 된다.

지난해 회사는 매출 356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2023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과 유사한 수준이다. 현재 치매진단시약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치매진단시약에서 180억원의 매출을 더 낸다면 다른 품목에서는 지난해와 유사한 성적만 내도 600억원에 육박하는 연 매출을 거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하반기 치매진단시약 매출 본격화

레켐비 처방을 위한 진단시약매출은 이달부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듀켐바이오 관계자는 “보통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을 예약하면 2~3개월 후에 찍을 수 있다”며 “레켐비가 지난해 12월 초 시판됐는데, 약사위원회(DC)를 거쳐 처방코드가 생성된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였기 때문에 병원 처방도 그때 비로소 가능해졌다. 레켐비 처방을 위한 PET-CT 촬영은 이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병원들이 순차적으로 처방코드를 따기 때문에 (치매진단시약의) 온전한 매출은 5~6월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켐비를 처방하기 위한 알츠하이머 치매 표준진단법으로는 PET-CT 촬영과 뇌척수액 진단(CSF)이 유일하다. 하지만 CSF는 보다 세부적인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고 부작용 문제가 있어 보통 1순위로 선호되는 진단법은 아니다. 이처럼 PET-CT 촬영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듀켐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PET-CT로 촬영할 때 쓰이는 진단시약 중 국내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뉴라체크’와 ‘비자밀’을 생산한다.

‘레켐비’와 PET-CT용 치매진단시약의 국내 시장 규모 (자료=듀켐바이오)


뉴라체크와 비자밀은 이전부터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확진에 쓰이기는 했지만 사실상 치매로 확진되더라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수요가 적었다. 1회 촬영에 환자부담금이 100만원을 넘는 PET-CT 촬영 가격도 시장이 커지는 데 걸림돌이었다. 이 때문에 이전까지 뉴라체크, 비자밀은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개발사들의 임상시험 대상자 선별이나 임상 과정에서 약효를 확인할 때나 신약개발사들의 연구·개발(R&D) 등에 주로 사용됐는데 레켐비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이다.

레켐비 처방건수보다 PET-CT 촬영건수가 수배에 달할 것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레켐비처럼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 역시 처방 전 PET-CT를 통한 진단이 필수인데, PET-CT를 통한 PSMA 전이성 전립선암 진단 환자의 2%만이 실제 플루빅토를 처방받았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PSMA 진단용 조영제 시장에서 6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란테우스의 ‘필라리파이’의 매출은 플루빅토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2022년 직전부터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2024년 기준 플루빅토의 매출은 13억9200만 달러, PSMA 조영제 시장 규모는 14만1800만 달러로 거의 동일한 매출을 보인다. 미국에서 필라리파이의 1회 비용이 최소 700만원, 플루빅토 투약비용이 3억7000만원임을 감안하면 진단을 통해 98%의 무의미한 (플루빅토) 처방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단숨에 회사 주매출원으로 ‘우뚝’

이제까지 회사의 판매품목 중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해 온 것은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의약품 FDG F-18다. 2023년 기준 국내 시장에서 54%를 차지하는 선두주자 FDG F-18는 듀켐바이오에서 전사 매출의 60% 수준인 208억원을 내고 있다.

듀켐바이오가 생산하는 뉴라체크와 비자밀의 매출은 지난해 45억원 수준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뉴라체크와 비자밀 매출 전망치인 225억원(기존 45억원+증가분 180억원)은 전년도 예상매출의 5배 금액이다. 여노래 연구원은 “2023년 기준 경도인지장애 환자 280만명 중 보험등재와 무관하게 레켐비 투약을 희망하는 환자를 보수적으로 2%라고 가정했을 때 그 숫자는 5만6000명”이라며 “(비자밀과 뉴라체크의) 공급가를 감안하면 약 180억원의 매출 상승이 가능하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인 370억원에서 180억원의 매출 상승을 고려하면 올해는 전체 합산 6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레켐비 처방이 늘고 내년 중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까지 국내 처방이 시작되면 더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 알츠하이머 치매약 진단뿐 아니라 처방 이후 추적관찰을 위해 PET-CT 추가 촬영이 필요하다는 점도 호재다. 현재 레켐비는 투약 전과 투약 종료 후 각각 1회씩 촬영하도록 돼 있고 키순라는 투약 전, 투약 후를 통틀어 총 3회 이상 PET-CT 촬영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듀켐바이오의 생산능력(CAPA)은 연간 치매진단시약을 9만도즈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회사는 증설을 통해 CAPA를 2028년까지 12만도즈 더 늘려 21만도즈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치매진단시약을 9만도즈 생산했을 때의 매출은 360억원, 21만도즈로 늘렸을 때의 최대 매출은 840억원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진단시약은 환자당 1~3회씩 처방되므로 2023년 기준 국내 경도인지장애 환자 278만명, 초기 치매 환자 59만명을 더했을 때 최대 약 1000만도즈의 수요가 예상된다”며 “공급가 기준 최소 1조7000억원에서 최대 5조원 규모까지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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