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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M 착용 시간 늘려 후발주자 한계 극복한다, 유엑스엔[편즉생 난즉사]⑩

유진희 기자I 2025.04.24 09:30:01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이 국내에서 약동하기 시작한 지 40년. 그사이 수많은 기업이 부침을 겪으며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후발주자로서 효과나 성능만으로는 길게는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잇따르는 알테오젠(196170), 펩트론(087010) 등은 성공의 방향성을 분명히 제시한다. 요컨대 효능과 성능은 기본, 핵심 경쟁력은 편의성이다. 즉 편리하면 흥하고, 사용하기가 어려우면 사라지는 ‘편즉생 난즉사’(便則生 難則死)의 시대다. 이 트렌드에 올라타 승승장구하는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다크호스를 이데일리가 톺아봤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최소 1년의 수명을 유지하는 이식형(Implantable) 연속혈당측정기(CGM) 프로타입의 개발을 연내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CGM 시장의 변화를 끌어낼 것이다.”

박세진 유엑스엔 대표는 14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애보트와 덱스컴 등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는 글로벌 CGM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공략 방안을 이같이 밝혔다.

유엑스엔이 개발 중인 연속혈당측정기. (사진=유엑스엔)


“후발주자 한계 극복하려면 ‘편의성’ 월등해야 한다”

자신감은 유엑스엔이 보유한 원천기술에서 나온다. ‘백금 기반 무효소 방식 CGM’(AGMS)이 핵심이다. 유엑스엔은 국내외를 망라해 유일하게 CGM에 효소 대신 나노다공성(국제학술명칭: 메조포러스) 백금 촉매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AGMS는 기존 효소 기반 CGM 대비 정확도, 센서 기술력, 제품 수명 등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 유통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편의성’이 월등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판단이다. 기존 효소 센서 방식의 CGM은 장기간 착용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고, 피부에도 문제가 발생해 현재 최장 15일 정도로 수명이 제한된 상황이다. 반면 백금 기반 센서는 특장점인 긴 수명과 자동보정 기능을 활용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유엑스엔이 개발에 나선 이식형 CGM이 그 정점에 있다.

박 대표는 “유엑스엔을 20212년 창립한 것은 단순한 아이디어로 인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이식형 CGM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당뇨병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개개인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줘 꿈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명에 들어간 영어 약자(U: Universe, X: eXtra, N: Normal)에는 그의 이 같은 경영철학이 상징적으로 담겼다. ‘보편적이면서도 비범함을 표방한다’는 뜻이다. 실행은 순차적으로 한다. 우선 세계 첫 백금 기반 무효소 방식의 CGM인 AGMS ‘A1’과 후속 제품인 글로벌향 ‘A2’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 앞서 유엑스엔은 A1의 탐색임상을 통해 AGMS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엑스엔에 따르면 A1은 탐색임상에서 ‘평균 절대 상대 차이’(마드, MARD)가 10.2%로 나타났다. 덱스컴의 CGM ‘G6’의 마드(9.2 ~ 10.7)와 대등한 수치다.

박세진 유엑스엔 대표. (사진=유엑스엔)


A1 확증임상 본격화, 연내 마무리 후 품목허가

유엑스엔은 연내 A1의 확증임상을 마무리하고, 품목허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A1은 병원에서 검진받는 날 착용 후, 수일간 혈당의 변화를 연속적으로 측정하는 데 특화된 제품이다. A2의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본임상에 들어가 내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는 목표다. 가성비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A2의 시장 조기 안착을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A2의 상용화 후 5년 내 글로벌 CGM 시장의 10%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A2는 A1의 편의성과 성능을 강화하고, 이식형 CGM에도 적용될 무보정 방식을 채용한 게 특징이다. 유엑스엔의 무보정 방식에는 기존 CGM의 사용자보정(User Calibration) 방식이나 공장보정(Factory Calibration) 방식과 차별되는 자동보정 기술이 포함된다.

현재 글로벌 CGM 시장은 애보트와 덱스컴이 주도하고 있다. 덱스컴의 경우 CGM을 중심으로 지난해 전년 대비 11.3% 증가한 40억 3300만 달러(약 5조 7490억원)의 매출을 냈다. 향후 관련 매출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CGM 시장은 2023년 91억 달러(약 13조원)에서 2029년 236억 달러(약 34조원)로 성장한다.

유엑스엔은 A1의 상용화 후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 현실화되면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엑스엔의 주가는 국내외 악재로 인해 한때 700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AGMS의 개발 진전에 따라 최근 1만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부터 가시화되는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A1의 상용화 후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 준비도 본격화할 것”이라며 고 말했다.

한편 유엑스엔 최대주주인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회사의 지분을 22.01%로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박 대표로 12.47%를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도 엔피성장8호(5.02%), 동유기술투자(3.54%), 노바피아(3.14%)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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