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은퇴한 60대 남편이 별다른 취미가 없어 최근 5년간 술만 마신 탓에 몸무게가 한창때의 3분2 수준이 됐다. 의사는 이가 좋지 않아 안주를 제대로 먹지 않으면서 근육 손실이 급격히 찾아온 게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운동이 최고의 치료법이라고 했지만, 심신이 지친 남편에게는 무리였다. 그때 대안이 된 게 엠투웬티의 ‘마요홈’이었다. 하루에 20분씩 마요홈 슈트를 입혀 근육에 자극을 주니 눈에 띄게 회복되는 게 보였다. 최근에는 걷기 싫어하던 양반이 하루에 30분씩 동네 산책을 다녀올 정도가 됐다”
엠투웬티가 소개한 마요홈 사용자 충북 청주 노모씨(56세)의 사연이다. 그의 남편처럼 고령화 등으로 근감소증이 국내 주요 질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라 근육량, 근력이 감소하며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질병이다. 고령화에 따라 최근 각국에서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보행 속도 저하, 무력감, 피로감 등이 있다.
이러한 근감소증은 낙상, 골절,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을 크게 높이고 노년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명지병원 노인의학센터에 따르면 근감소증 환자는 정상군에 비해 사망위험도가 3.7배 높았다. 2017년 9~10월 요양원 9곳에 거주하는 노인 27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7년에 근육이 자연 감소하는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DC)에 질병코드가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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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주파서 근감소증 치료 해법 찾아
엠투웬티는 이 같은 문제를 풀어보고자 2013년 김진길 대표가 창업한 헬스케어솔루션업체다. 엠투웬티는 건강을 위한 ‘하루 20분(20minute) 운동’을 의미한다. 신체 운동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장애 또는 건강 문제로 운동이 쉽지 않은 환자, 몸 관리가 필요하나 의지가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김 대표가 제시한 답이다.
“그게 가능해”라는 세상의 반문에 답하기 위해 그는 꼼꼼히 과제를 풀어냈다. 실마리는 중저주파 EMS(Electro Muscular Stimulation)에서 찾았다. 근육의 움직임과 자극을 단순 운동이 아닌 중저주파 EMS로 자극하는 게 핵심이다. EMS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인들의 근육 유지를 위해 활용하는 기술로 잘 알려졌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는 1~100Hz 저주파를 활용한 근육 자극 기술을 근육 강화에 일찍부터 활용해왔다”며 “고령화 시대에 맞물려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직접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창업 초기에는 관련 기술이 없어 독일 슈바디메디코 EMS 장비를 주문자상표생산부착(OEM)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관련해 2017년 국내 공장도 설립하고, 생산라인도 구축을 완료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OEM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원천기술인 자체 중저주파 근육 자극 기술 ‘CMB’를 2018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헬스케어 플랫폼 마요홈을 2019년 상용화한 배경이다.
마요홈은 기본적으로 스마트미러(마요미러)에 연결된 슈트(마요슈트)를 입고 중저주파 EMS 운동과 마사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23년 EMS 의료기기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 기업 중 EMS 의료기기로 FDA의 허가를 받은 것은 엠투웬티가 처음이다.
김 대표는 “우리 근육은 보통 50대부터 매년 1%씩 줄기 시작해 80대에 이르면 30대의 50%밖에 남지 않는다”며 “CMB는 고령인구, 장기 입원 환자, 고도 비만인과 신체적 핸디캡을 가진 사람들까지 모두 이용 가능한 유일한 근육 강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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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준비 본격화...목표는 FDA 치료기기 인증
마요홈은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큰 주목을 받았다. 2019년 유포리아 스타일링과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3개국에 대한 마요홈 수출계약, 2020년 미국 곤잘레스 투자 그룹과 마요홈 북미 수출계약 등을 체결했다. 보수적인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이후 코로나19로 사업이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엠투웬티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코스닥 상장에도 도전한다. 지난해 2월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상업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공개(IPO) 수순을 밟는 것이다. 엠투웬티는 올해 매출 100억원 돌파와 코스닥 상장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본질인 의료기기업체로서 신뢰를 키우기 위해서다. 현재 엠투웬티는 뇌졸중, 루게릭병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근감소증 문제 해결을 위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정석원 건국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최근 근감소증 치료와 관련한 임상을 진행해 마요홈에 적용된 핵심기술의 근위축 회복과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엠투웬티의 꿈에는 국내외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실제 엠투웬티는 지난해 세계 1위 체성분측정기업 인바디(041830), 세라젬 미국법인(이하 세라젬) 등 굵직한 기업들과 잇달아 협업 계약을 맺었다. 핵심인 한국과 미국, 중국 시장의 마요홈 유통에 날개를 달아줄 기업들로 평가된다. 이밖에도 주요 투자자로는 카카오(035720)의 초기 투자자이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의 처남으로 유명한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 등이 있다.
김 대표는 “성공적으로 임상이 마무리되면 근감소증 치료기기로 FDA 인증을 신청할 것”이라며 “2년 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돼 구체적인 상용화 로드맵도 짜고 있다”고 전했다.